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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트 1 ㅣ Medusa Collection 7
제프 롱 지음, 최필원 옮김 / 시작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인간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일까? 밤하늘을 바라보며 누군가는 우주탐사를 상상했고 이제는 현실이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밟고 서 있는 이 지구 속은 어떨까? 사실 지하탐사 자체가 그리 놀라운 발견은 아니다. 단지 그 내부에 존재하는 것이 무엇이냐가 놀라울 뿐이다.
하늘을 보며 천국을 떠올렸다면 이제 땅 속을 보며 지옥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디센트>는 우리가 상상했던 그 이상을 보여준다.
하늘을 향해 쏟아 올린 우주선처럼 시원하게 보여주면 좋겠지만 어둡고 섬뜩한 지하 세계를 여행하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암흑 속에서 한참 더듬거리며 헤매다가 조금씩 어둠에 익숙해지듯 이야기는 천천히 진실을 향해 나아간다. 지옥과 악마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 밑에서 존재한다면?
우리에게 진실을 알려줄 세 명의 주요 인물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처음에는 히말라야에서 가이드를 하는 아이크가 등장한다. 히말라야 폭풍을 피해 여행자들과 동굴에 들어간다. 완전히 갇혀버린 그들은 다른 길을 찾으려 더 깊은 곳으로 모험을 하게 된다.
아프리카 오지, 칼라하리 사막에 파견되어 나병 환자를 돌보는 앨리는 수녀이자 언어학 전문가다. 그녀의 헌신과 사랑에 감사하는 마을 사람들은 무언가로부터 그녀를 지켜주려 한다. 줄루족이 숭배하는 신, 굶주린 신의 이름은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사람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보스니아 전쟁 중에 세르비아인들은 대량학살을 저지른다. UN 전범 재판소는 대량학살 현장에 과학수사팀을 파견한다. NATO 평화 이행 부대의 브랜치 소령은 과학자들의 요청으로 <줄루 4>라는 곳에 헬리콥터 정찰을 떠난다. 갑작스런 기계 고장으로 추락한 뒤 브랜치는 미지의 적을 목격한다.
그 밖에도 예수회 수사 드 로름과 토머스 신부 등은 베어울프 서클을 조직하여 악마의 실체를 밝히려 한다.
과학자들은 지하세계의 그들을 ‘헤이들’이라고 부른다.
세계 각국의 군대가 투입되고 어느 정도 안정화 되자 헬리오스라는 기업이 지하탐사에 투자하게 된다. 헬리오스를 이끄는 전직 정치인 쿠퍼는 유능한 과학자들을 지하탐사에 끌어들인다.
그들이 찾는 진정한 적, 악마의 실체는 무엇일까?
이것이 이 책의 핵심일 것이다. 흥미롭고 섬뜩한 지하세계의 모험을 보면서 다른 상상은 몰라도 이것만은 그저 악몽이길 바란다. 신을 닮은 인간, 인간의 모습으로 세상에 온 신의 아들, 그리고 천사와 함께 존재하는 악마까지 우리가 믿는 모든 것은 그 진실을 알 수 없다. 다만 인류의 역사가 진실을 대변할 것이다.
인류는 과연 제대로 진화하고 있는 것일까? 현대의 식민지주의를 고찰하려 했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 소설은 단순한 모험담을 넘어서 인류의 잔인한 역사를 돌아보게 한다. 끔찍한 악몽을 통해 깨우침을 주는 듯하다.
"문명은 원래 그렇게 자만에 차 있고 한심한 것입니다." (351p)
"여러분이 이 세상에서 항상 신뢰할 수 있는 건 바로 이기심입니다." (37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