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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발에 입 맞추고 싶습니다 - 세기의 발레리나 강수진 라이프 스토리
장광열 지음 / 동아일보사 / 2004년 10월
평점 :
품절
부모는 아이의 마음을 따라가는 해바리기 같다. 아이가 좋아하면 덩달아 좋으니 말이다.
우리 딸 아이가 발레를 배우더니 흠뻑 빠진 상태다. 관심과 열정이 넘쳐 집에서도 발레복을 입고 깡총댄다. 처음에는 그냥 웃었는데 어설프지만 나름의 진지한 모습을 보니 기특하다. 앞으로의 꿈이 언제 바뀔지는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발레리나가 꿈이란다. 그래서 괜히 발레에 관심이 간다.
우연히 TV를 통해 발레리나 강수진을 만났다. 오랜만에 보는 모습인데 여전히 아름답고 당당했다.
그녀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에 책이 있나 찾아 보았더니 바로 이 책이 있었다.
비록 그녀가 직접 쓴 글은 아니지만 그녀가 누구인지를 알기에는 충분하다.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던 그녀의 울퉁불퉁한 발이 왜 아름다운지, 왜 발에 입맞추고 싶은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손에 하는 입맞춤은 존경의 의미라고 했던가?
"당신의 발에 입맞추고 싶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면 누구나 그런 마음이 들지 않을까 싶다.
겨우 고등학교 1학년 나이에 부모님을 떠나 먼 타국으로 유학을 간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어렵고 힘든 유학 시절을 거쳐 정식 발레단원이 되고 독일에서 최고의 발레리나가 되기까지 그녀의 삶은 오로지 발레뿐이다. 저자가 별 생각없이 발레를 하지 않았으면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 정신이 번쩍 들 대답을 했다고 한다. 자신은 지금까지 발레 이외에는 생각해 본 적이 없고 지금 발레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말이다. 그녀는 마치 발레를 위해 세상에 온 것처럼 살고 있다.
"강철 나비" 그녀의 별명이다. 온몸이 부서져라 끊임없이 연습하는 그녀에게 알맞은 별명인 것 같다.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발레 연습을 하는 그녀의 삶이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우리는 늘 반복된 일상에 대해 투덜거리며 뭔가 새로운 것을 찾으려 한다. 그런데 그녀는 지치지도 않고 발레만을 하면서 매일이 새롭다고 말한다.
그녀가 우리와 다른 점은 천재적인 재능이 아니다. 분명 동양인 최초로 수석발레리나가 된 것은 기적같은 일이다. 그러나 그 기적을 현실로 만든 건 천재적인 재능이 아니라 지치지 않는 열정일 것이다.
우리 인생에서도 그녀가 발레에 대해 쏟는 열정과 노력만큼 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 말도 통하지 않고 제대로 발레할 실력마저 부족했지만 그녀는 해냈다.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자랑스럽고 존경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