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과 내기한 선비 샘깊은 오늘고전 8
김이은 지음, 정정엽 그림, 김시습 원작 / 알마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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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습은 어떤 인물일까요?

차라리 셰익스피어에 대해 물었다면 더 할 말이 많았을지도 모릅니다. 그건 셰익스피어에 대한 지식이 월등해서가 아니라 반대로 김시습이란 인물에 대해 무지함을 뜻합니다. 바로 우리 고전문학에 대한 무지와 무심함을 드러내는 순간입니다.

그래도 학창 시절, 시험 문제로 등장했던 건 기억합니다.

한국 최초의 한문 소설 제목과 저자는?  <금오신화> ,  김시습.

안타깝게도 우리 고전문학은 시험을 위한 단편적인 지식들로 기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고전문학을 읽어봐야겠다는 야무진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흔한 경우는 아닐 겁니다.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우리 고전문학에 대한 관심이 생기더군요.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얼쑤"

맞습니다. 우리의 옛문화를 제대로 알고 사랑해야 우리의 정신 또한 올바로 설 수 있을 겁니다. 너무 거창했나요?

어렵다고 멀게 느꼈던 고전문학이 곱고 친근한 모습으로 나타나니 반가운 마음에 사설이 길었습니다.

[샘깊은오늘고전] 시리즈 중 한 권인 이 책은 바로 <김시습 단편소설 모음>입니다.

<금오신화>에 실린 다섯 편의 소설 가운데 두 편을 오늘의 우리말로 곱게 다듬어서 어린이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이생규장전]이란 원작은 [이생이 담 안을 엿보다]란 제목으로, [만복사저포기]는 [부처님과 내기한 선비]로 변신했습니다. 제목이 알기 쉽게 바뀌고, 내용 또한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옛날 이야기처럼 편안하니 고전을 읽는 즐거움이 생깁니다.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로 읽을 수도 있지만 김시습의 삶을 살펴보면 이야기마다 심오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당시 수양대군(세조)이 조카 단종의 왕위를 빼앗고 왕이 되자 김시습은 스님이 되어 세상을 떠도는 방랑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환상적인 사랑 이야기가 김시습 자신에게는 타협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도전이 아니었을까요?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며 지키려는 사랑은 선비로서의 절개라고 느껴집니다.

두 편의 이야기 모두 시가 많이 등장합니다. 사랑에 빠진 두 남녀가 자신의 마음을 시로 전하는 장면을 떠올리니 참으로 아름답기 그지 없습니다. 저에게 우리 고전문학이 아름다운 이유를 묻는다면 은근한 멋을 지녔기 때문이라고 말하겠습니다. 이야기 속에 감정과 생각이 한 편의 시로 녹아들어 깊이를 더해줍니다.

작고 어여쁜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난 우리 고전문학을 만나니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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