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시스터즈 키퍼 - 쌍둥이별
조디 피콜트 지음, 곽영미 옮김 / 이레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있겠는가?

아픈 손가락이 있으면 온 신경이 그 곳에 집중된다. 마치 다른 손가락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그러나 분명한 것은 모든 손가락이 소중하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의학적 윤리와 가족의 정체성을 고민하게 된다.

제법 두꺼운 책이지만 이 모든 이야기를 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느껴질 것이다.

사랑하는 남녀가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사는 일은 무척 평범하다. 그러나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질병은 평범한 가정의 행복을 송두리째 앗아간다. 가족 중 한 사람이 아픈 경우, 당연히 가족들은 그 사람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며 보살핀다. 그러나 치료에 대한 희망은 적고 모두의 인생이 아픈 한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사라와 브라이언에게는 아들 제니와 딸 케이트가 있다. 케이트가 세 살 무렵 희귀한 백혈병을 진단 받고, 부모는 딸을 살리기 위해 유전자가 일치하는 특정배아로 체외수정하여 아이를 낳는다. 그 아이가 딸 안나다.

안나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제대혈을 시작으로 림프구, 과립구, 골수를 언니에게 기증하고 최근에는 신장 이식까지 해야 되는 상황이다. 결국 안나는 변호사 캠벨을 찾아가 부모를 상대로 한 소송을 시작한다. 단지 내 몸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

자신의 사랑하는 아이가 희귀질환인데 살릴 수 있는 방법은 맞춤아기 출산이라면 부모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의학은 나날이 발전하지만 윤리적 문제는 답보 상태다. 시험관 아기, 체외 수정과 같은 일들이 몇 십 년 전에는 신의 섭리를 거스르는 일로 여겨졌지만 요즘은 불임부부들을 위한 희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안나처럼 맞춤아기로 태어난 경우도 영국 법원에서는 합법 판결을 내려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임신이라는 신성한 영역이 인간의 손으로 넘어 오면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케이트를 살리고자 하는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안나의 입장을 생각하면 너무나 끔찍하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 자신의 장기 일부를 기증하는 경우는 아름답지만 안나처럼 언니의 생명을 연장시키기 위한 도구처럼 희생되는 경우는 부당하다. 안나는 선택의 여지 없이 부모의 결정을 따라야 하는 미성년자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기에는 어리기만 한 열 세 살 소녀 안나가 부모를 고소했다는 상황이 너무나 비극적이다.

안나 측 변호사 캠벨에 맞선 사람은 바로 엄마 사라다. 그녀도 엄마이기 전에는 변호사였다. 이 소송은 누가 이기든 이긴 게 아닌 제로섬 게임 같다. 안나의 가족은 모두가 희생자다. 엄마는 단지 아픈 손가락에 모든 사랑과 정성을 다했을 뿐인데 나머지 손가락 역시 아팠던 것이다. 모두가 불행을 짊어지고 오로지 아픈 손가락을 지켜내려고 했기 때문에 더 큰 비극을 불러온 것이다.

이 책에서는 사라, 브라이언, 안나, 케이트, 제시, 캠벨, 줄리아라는 등장인물들이 각자 자신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본다.

이를 지켜보는 독자는 어떠한가?

우리는 판결을 내리는 판사가 아니다. 어쩌면 그들 중의 하나이며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한 명인지도 모른다.

<쌍둥이별>의 원제목은 <My Sister's Keeper>이다. 안나는 언니 케이트의 생명을 지키는 사람으로 존재했지만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하키 골키퍼였다. 우리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누군가를 지킬 수는 있지만 다른 누군가가 강요할 수는 없다. 우리는 그 누군가가 아닌 바로 자신의 삶을 지켜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안나가 소송을 통해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온전한 자신의 삶이라고 생각한다.

인간 생명의 존엄성과 윤리 문제가 가정이라는 울타리 내에서 한 인간의 삶을 통해 부각된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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