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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무림고수를 찾아서 - 궁극의 무예로써 몸과 마음을 평정한 한국 최고 고수 16인 이야기
박수균 지음, 박상문 사진, 최복규 해설 / 판미동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무림고수라는 말은 마치 판타지 세계의 주인공 같다. 하늘을 휙 가르며 날아다니고 다양한 권법으로 악당을 단숨에 무찌르는 영화 속 주인공의 모습이 언뜻 떠오른다.
그렇다. 이 책에 대한 관심은 순전히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과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 무림고수가 존재할까, 있다면 그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원래 이 책은 저자가 체육부 기자로 근무하던 문화일보에 2003년 5월부터 1년 동안 시리즈로 연재하던 내용을 모아서 만든 것이라 한다. 실제로 다양한 무술의 고수들을 인터뷰한 내용이라 이 분야에 문외한인 사람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세상에 이런 무술도 있었나 싶을 정도로 처음 듣는 무술도 있다. 하지만 역시 고수들은 뭔가 통하는 면이 있는 것 같다. 단순히 몸을 단련시키는 운동 차원을 훨씬 뛰어넘는 정신세계가 존재하는 것 같다. 솔직히 이러한 무술을 체험한 적이 없으니 구체적으로 무엇이라 말할 수는 없지만 무예에 대한 심오함을 조금 맛 본 것이라 해야겠다.
일단 친숙한 무술로는 태권도, 태껸(국가무형문화재 이름은 ‘택견’인데 표준어는 ‘태껸’이라고 함), 합기도, 우슈, 태극권, 가라테 정도다. 여기서 친숙하다는 의미는 대충 아는 정도지 그 이상은 아니다.
그 외에는 무척 낯설다. 십팔기, 당랑권, 선관무, 팔괘장, 형의권, 아이키도, 대동류 유술, 거합도. 생소한 무술이기는 하지만 각 분야의 고수를 직접 만나 보면 무술만이 아닌 인생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어떻게 무술을 시작했고 지금의 모습까지 이르렀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꽤 재미있다. 그러나 역시 무술에 대한 기초지식이 부족해서인지 구체적인 무술에 대한 설명은 잘 모르겠다. 사실 어떤 무술이든 직접 해 보지 않는 이상, 이론만으로 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이 중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무술은 태극권이다. 태극권 시연을 본 적이 있는데 동작이 부드러우면서도 힘차고 아름다웠다. 무척 배워 보고 싶은데 이런저런 핑계로 아직도 마음뿐이다. 나이든 분도 배울 수 있는 무술이란 점에서 몸치인 내게는 제일 적합한 운동인 것 같다. 소개된 무술 중, 쉬운 무술은 하나도 없지만 읽는 사람마다 관심이 가는 무술이 있을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고수의 경지를 꿈꿀 수는 없지만 각자가 원하는 무술로 심신을 단련한다면 최고의 건강법이 될 거란 생각이 든다.
진정한 고수란 무엇일까?
무림고수가 되기까지 피땀 흘리며 스스로를 단련한 사람들만이 알 것이다. 몸과 마음은 하나이며, 무예를 통해 도(道)와 덕(德)을 닦는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지만 고수들을 보면 저절로 존경스러운 마음이 생긴다.
바르고 겸손하며 무술의 예(禮)를 아는 진정한 고수야말로 평범한 이들에게 삶의 지혜를 알려줄 진정한 스승일 것이다.
이 책은 한국의 무림고수 16인을 소개하는 흥미로운 내용인 동시에 우리 삶의 진정한 고수를 생각하게 만든다. 또한 낯설었던 무술의 세계가 고수들의 만남을 통해 한결 친근하게 다가온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