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읽는 4컷 철학교실
난부 야스히로 지음, 아이하라 코지 그림, 한영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책 크기는 딱 DVD 케이스만하다.

손에 쏙 들어오는 가뿐한 책 속에 철학을 담고 있다고 한다.

과연 어떤 책일까 라는 호기심을 안고 펼친 순간, 조금 놀랐다. 만화 4컷 속에 주인공 히로시와 돼지 씨의 대화가 전부인 깔끔한 구성이다. 철학 교실이라고 해서 뭔가 엄청난 것을 기대했던 탓이다. 그러나 이미 작가는 머리말에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철학에 무관심한 사람들에게 철학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어느 정도 철학에 대한 지식이 있거나 전문적인 철학 공부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쉬운 내용일 것이다. 그러나 대체로 철학이라고 하면 골치 아픈 학문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철학을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철학은 우리 삶을 제대로 바라 볼 수 있게 만드는 도구라는 생각이 든다.

알기 쉽게 만화로 그려진 내용을 읽다 보면 저절로 철학적 사고가 무엇인지를 배우게 된다.

우연히 책상에 놓인 이 책을 우리 아이가 들춰 보더니 재미있다고 한다. 솔직히 읽으면서 재미라고는 눈곱만큼도 못 느꼈는데 의외의 반응이다. 뭔가 만화를 보면서 허전함을 느낀 나와는 달리 재미있다니, 놀라운 발견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어른들보다는 아이들에게 적합한 책이 아닐까?

주인공 히로시는 방황하는 청소년이다. 나는 무얼 위해 사는 걸까?라는 진지한 물음에 답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난 것이다. 그 때 만난 돼지 씨는 처음에는 그저 빵만 먹는 한심한 존재 같지만 오히려 히로시에게 깨달음을 준다.

아마도 청소년 시절에 자아 정체성을 놓고 고민 안 해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름 진지하고 심각한 과정을 거치면서 각자 삶의 길을 찾아 가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철학적 고민이 잘 해결되어야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날 수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겪는 방황이나 일탈도 어쩌면 철학적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나 자신이 누구인지, 왜 사는지를 제대로 알고 있다면 방황할 일도 없을 테니까.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청소년들에게 유익한 철학 입문서란 생각이 든다. 물론 이 책만으로 사춘기 고민이 모두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철학이 우리 삶에 왜 필요한지,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알게 될 것이다.

유명한 철학자나 그들의 이론은 잘 모르지만 작가가 말한 철학의 의의에 공감한다.

철학은 답을 찾아내는 것에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것 자체에 의의가 있는 것이리라.  (120p)

우리 인생에 정답이 없으니 답을 찾는 것이 목표라면 평생 찾기 힘들 것이다. 그러니 철학을 통해 우리 인생을 보다 의미 있게 살고자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히로시와 돼지 씨는 누가 더 옳은 모습이 아니라 함께 공존해야 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마지막 장면을 보면 끝이 아니다. 그들은 환한 아침 해를 바라보며 길을 가고 있다.

이 책은 철학의 세계로 가는 길목과 같다. 철학이 재미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괜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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