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우더 댄 워즈
제니 맥칼티 지음, 김덕순 외 옮김 / 꾸벅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자폐아를 둔 엄마의 심정은 어떨까?

나는 감히 짐작할 수 없다. 감기로 열에 들뜬 아이를 보는 것만도 마음이 아픈 것이 엄마기 때문이다. 아마도 우리 사회에서 자폐증은 입에 올리기 어려운 단어인지도 모른다.

몇 년 전 영화 <말아톤>을 통해 자폐증에 대한 관심이 조금 생겼다고는 하지만 일시적일 뿐 실상은 영화가 보여주는 이미지 이외에는 아는 것이 없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지인의 아이가 자폐증(전반적 발달장애)임을 알게 됐다. 어느 날, 아이에 대한 소식을 전해만 듣다가 만나게 되었다. 일곱 살인 아이는 좀 무뚝뚝해 보였고, 어떤 상황에서는 심하게 떼쓰는 듯 보였다. 만약 모르고 만났다면 심한 응석받이라고 여겼을 것이다. 그 동안에 키운 이야기를 들으니 한 때는 충격과 절망감으로 아이와 함께 죽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도 엄마의 강인함으로 이겨내어 아이에게 좋다는 교육기관을 쫓아 다니면서 정성을 다했더니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이제는 엄마가 거의 전문가 수준으로 아이를 돌보고 있었다. 어떻게 지금까지 키워왔는지를 듣다 보니 감히 건강한 아이를 키우면서 힘들단 소리는 못할 것 같았다. 자폐아를 키운다는 건 온전히 부모가 감당해야 할 고통스런 숙제였다. 그 엄마가 말하길, 자신의 소원이 있다면 아이와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싶단다. 아이는 먼저 무엇을 궁금해 하지도 않고, 엄마에게 살갑게 사랑을 표현하지도 못한다고 한다.

정상을 100%로 본다면 최대한 그 수준까지 도달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할 거라는 그 엄마에게 나는 아무 말도 하질 못했다.

그 뒤로는 자폐증에 관한 책이 그냥 지나쳐지지 않는다.

바로 이 책은 자폐아 엄마의 수기와 같은 글이다.

제니 맥칼티는 자신의 아들 에반을 꽁꽁 얼려버린 자폐증이라는 녀석을 기적처럼 녹여버렸다. 에반은 거의 정상적인 아이로 돌아왔다. 우리는 너무도 쉽게 기적을 말하지만, 기적이란 어디선가 떨어진 행운이 아니라 하늘까지 감동시킬 정성의 결과라고 말하고 싶다. 그녀의 말처럼 이 책은 자폐증 치료를 위한 책이 아니다. 그녀는 의학박사도 아니고 아동전문가도 아니다. 단지 자폐증에 갇힌 아이를 위해서 세상을 향한 창문을 열어준 위대한 엄마다.

이 책이 전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자폐아에 대한 치료를 절대로,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다. 자폐증은 치료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폐아를 둔 부모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관심과 응원이 절실할 것이다.

자폐증은 사랑스런 아이의 영혼을 가두는 무서운 질병이다. 자폐증의 유일한 치료제는 믿음과 사랑이 아닐까?

동화 <눈의 여왕>에게 끌려간 카이를 쫓아서 험난한 모험도 마다하지 않는 겔다의 모습을 현실에서 만난 것 같다. 제니의 이야기는 아들에 대한 가슴 뭉클한 사랑을 보여준다. 결국 그녀는 아들을 구해냈다.

자폐아를 둔 모든 부모에게는 희망을 주고, 자폐증에 무관심했던 사람들에게는 엄마의 위대한 사랑이 어떤 기적을 보여주는지 알게 될 것이다. 서로가 마음을 열고 다가갈 수 있다면 세상의 고통은 한결 가벼워지지 않을까?

자폐아를 둔 부모들이 짊어진 고통의 무게를 조금은 덜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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