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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고양이에게서 배웠다
수지 베커 지음, 박주영 옮김 / 비즈앤비즈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이 나온 지 벌써 17년이나 되었다니 놀랍다. 이번에 특별히 자그맣고 깜찍한 크기로 출간된 이유는 "2백만 권" 발간 기념본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그토록 사랑을 받았을까?
일단 이 책의 주인공은 고양이 빙키다. 그러니 독자들은 당연히 고양이에 관한 호감도가 어느 수준 이상일 거라 짐작할 수 있다. 처음 장을 넘기자마자 독자 테스트가 시작된다.
"당신은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인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질문 26개가 준비되어 있다. 굳이 점수를 매기지 않아도 이런 질문을 받을 때 표정을 보면 알 수 있다. 질문에 '고양이'란 단어만 봐도 반가운 표정이 되면 애묘인이요, 덜떠름한 표정이면 혐묘인이 아닐까?
저자 수지 베커는 작가이자 화가면서 사업가라고 한다. 중요한 사실은 그녀가 사랑했던 고양이 빙키는, 남들 보기엔 평범할 지는 몰라도 이 책의 탄생과 더불어 특별한 존재가 되었다는 점이다. 고양이 빙키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삶의 지혜를 아낌없이 가르쳐 주고 2005년 세상을 떠났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는데 고양이 빙키는 이 책을 남기고 떠난 것이다.
"내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고양이에게서 배웠다."
애묘인도 아니면서 이 책을 읽으려 하는 사람은 한 가지 이유일 것이다. 단순한 호기심?
사람을 가르치는 고양이는 도대체 어떤 고양이지?
사람보다 뛰어난 두뇌를 소유한 고양이란 말인가?
전혀 아니다. 솔직히 고양이 빙키는 평범하다. 오히려 평범한 고양이에게서 특별한 가르침을 얻은 저자가 더욱 대단하게 느껴진다. 장난치고 어지르고, 때론 애교도 부렸다가 앙탈도 부리는 일이라면 굳이 빙키가 아니어도 될 일이다.
바로 전형적인 고양이의 소소한 일상을 보여주는 그림과 짧은 글이 전부다.
그렇지만 쉽게 책장을 넘기면서 뭔가 느껴진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그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것을.
애완동물이 친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고양이를 닮은 사람이라고 상상해도 좋다.
도도하면서도 나름의 애정표현을 할 줄 알고 세상에 자기를 맞추기 보다는 내 멋대로의 자유를 아는 사람.
이토록 당당할 수 있는 이유는 사랑 받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나 자신, 그리고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고양이 빙키는 가장 고양이답게 살았다. 그래서 마지막 순간까지 행복하지 않았을까?
덧붙여서 이 책이 엄청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귀여운 고양이 그림과 짧은 글만으로도 충분히 핵심을 전했기 때문일 것이다.
자, 고양이가 곁에 있다면 한 번 쓰다듬어 보자.
없다면 곁에 있는 누군가라도 한 번 안아 보자. (일단 집 안에서만, 괜히 모르는 사람과 그러진 않겠지.)
오늘 이 순간을 사랑하며, 나답게 살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