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엄마 - 이해인 수녀의 사모곡
이해인 지음 / 샘터사 / 2008년 8월
평점 :
엄마……
‘엄마’라는 말은 그 자체만으로도 시가 되는 것 같다. 어른이 된 지금도 ‘엄마’라고 부르면 아이처럼 엄마가 간절히 그리워지니 말이다. 시는 그리움을 노래하는 것.
세상에 가장 위대한 사람은 ‘엄마’라고 했던가?
하느님께 일생을 바친 수도자 생활 40년이라는 이해인 수녀님도 엄마 앞에서는 ‘귀염둥이 작은 딸’이다. 우리는 모두 엄마 앞에서는 어린아이가 되는 것 같다. 이해인 수녀님의 어머니가 작년 가을 돌아가신 후 상심이 깊었던 모양이다. 마음의 슬픔을 아름다운 시로 엮은 후 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라고 한다. 마음이 아프고 슬프면 몸도 따라 아프게 된다더니 슬픔과 아픔은 쌍둥이인가 보다.
‘엄마’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을 담은 시를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글썽해진다.
오히려 어린 시절에는 괜찮았는데 어른이 되어 나이가 들수록 엄마 생각만 하면 눈시울이 붉어진다. 젊은 시절의 엄마는 늘 씩씩하고 든든했지만 나이든 지금의 엄마는 너무나 작고 여린 여자로 보인다. 딸이 커서 엄마가 되고 보니 엄마의 심정을 어렴풋이 헤아리게 되고 더욱 애틋해지는 것 같다.
오래 전, 잠결에 흐느껴 운 적이 있다.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날 밤 꿈에 엄마가 돌아가셔서 너무나 서글피 울었던 것이다. 잠에서 깬 뒤에 꿈인 걸 확인하고 얼마나 안심을 했던지. 그 뒤로는 엄마만 보면 꼬옥 안고 뽀뽀를 해드린다. 다 커서 남사스럽다고 하셔도 자꾸 해드리니 이제는 웃으며 받아주신다. 그리고 가끔 편지를 보낸다. 자주 볼 수 없는 먼 곳에 계신 것도 아닌데 그냥 엄마를 생각하며 편지가 쓰고 싶을 때가 있다. 화창하고 파란 하늘을 보며 갑자기 엄마가 그리워서, 혹은 엄마가 살아계신 것이 너무나 감사하고 좋아서, 어떤 날은 제대로 효도 못한 죄송스러움을 편지에 적곤 한다. 엄마가 보내준 편지를 받은 날은 참 기쁘다.
이해인 수녀님과 어머니의 편지를 보면서 엄마와 딸 사이의 사랑이 곱게 말린 꽃잎마냥 향기롭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또한 시 구절마다 엄마의 대한 그리움과 사랑이 느껴져서 괜히 우리 엄마가 보고 싶어진다.
<엄마>라는 시 중에서 “엄마 없는 세상은 생각만 해도 눈물이 앞을 가린다.”라는 구절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오죽하면 꿈에서도 울었을까?
이해인 수녀님의 <엄마>라는 시집은 우리 곁에 엄마의 존재가 얼마나 위대한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누구나 엄마가 그리워질 것이다.
그리고 이해인 수녀님의 쾌유를 기도해본다.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이 병이 되었지만 아프고 힘든 순간이야말로 엄마의 빈 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질 것을 알기에 마음이 아프다. 수녀님의 말처럼 부디 단순하고 지혜로운 원더우먼이 되어 건강한 모습으로 뵙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