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가 좋아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17
국지승 지음 / 시공주니어 / 2008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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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자마자 큰 애가 먼저 읽더군요. 6살인데 책을 좋아해서 새 책이라고 선수를 치네요.

그 다음에 저와 함께 책을 읽었지요. 역시나 아는 체를 하며 제게 설명까지 해주네요.

초록 바지를 입은 친구 이름은 오토예요. 빨강 치마을 입은 친구는 미미고요.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그림책인데 (특별한 사건이나 이야기가 없으니까요) 열심히 이야기해주는

아이를 보니 제가 아이한테 배우는 느낌이 들었네요.

미미와 오토가 나누는 짤막한 대화와 깔끔한 그림이 이 책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정말 군더더기 없는 그림과 대화 내용인지라 책 제목 "있는 그대로가 좋아!"라는 의미가

머리에 쏙 들어오는 느낌이네요.

더 놀라운 것은 우리 애가 그림 한 장 한 장을 넘기면서 너무나 재미있어 한다는 거죠.

미미가 오토에게 불평하는 대로 오토의 모습이 변하는데 그 모습이 우습다고 책을 보며

신나게 웃더군요.

이럴 땐 속으로 제 메마른 감성을 탓하게 되네요. 함께 웃기에는 너무 어색한 상황이라서. ^ ^

소극적으로 "아~ 그렇게 재미있어?"라고 물었죠.

세상을 반짝반짝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는 아이들에게 좋은 그림책이야말로

멋진 친구인 것 같아요.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더욱 크게 키울 수 있으니까요.

 

이 책이 가장 마음에 드는 이유는 그 주제 때문이네요.

"있는 그대로가 좋아!"

아이가 유치원을 다니면서 비교라는 것을 알게 되고, 자꾸 누구처럼 되려고 하거나 반대로 친구를

자기 마음대로 하려는 경우가 생기네요.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각자의 개성을 인정하는 과정은

쉽지 않은 일이겠지요.  원래 아이들이 좋고 싫은 이유가 단순하긴 하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나'와 '너'의 차이점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아닐까 싶어요.

뚱뚱한 친구든 빼빼 마른 친구든 그냥 그 친구라서 좋은 거라는 사실을 그냥 말로 설명해주려면

무척 힘들 거예요. 하지만 이 책은 아주 단순한 그림과 대화로 모든 것을 알려주네요.

미미가 오토에게 눈이 작다고 불평하면 오토의 눈이 커지고 입이 작다고 불평하면 입이 커진답니다.

과연 오토는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요?

결국 미미가 원하는 대로 오토의 모습이 바뀌지만 미미는 깨닫게 되지요.

"아! 그냥 있는 그대로의 오토가 좋구나."라고요.

어쩌면 어른들도 아이들처럼 불평할 때가 있을 거예요.

"누구는 왜 저럴까? 이렇게 하면 얼마나 좋겠어!"라고요. 하지만 상대방의 모습이 바뀐다고 한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자기 자신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음을 알게 되지요.

미미와 오토처럼 서로가 원하는 대로 상대방을 바꿀 수 있다면 세상은 온통 괴물 나라가 될 지도 몰라요.

아니면 모두가 쌍동이처럼 똑같은 모습이 될 지도 모르죠.

그렇다면 얼마나 지루한 세상이겠어요?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나.

모습도 다르고 성격도 다른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이좋게 살 수 있으려면 서로를 있는 그대로 좋아하는

마음이 필요하겠죠.

그 마음을 일깨워주는 참 좋은 책을 만난 것 같아 기쁘네요.

내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있는 그대로가 좋아!"라고 말하고 싶어져요.

있는 그대로를 좋아하는 마음이 바로 "사랑"이 아닐까요?

아이들의 마음을  따뜻한 사랑으로 채워주면서 즐거운 웃음을 주는 책,

<있는 그대로가 좋아>

참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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