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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지침서 (양장)
쑤퉁 지음, 김택규 옮김 / 아고라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쑤퉁 소설로 두 번째 만남이다.
세 편의 소설 중 <이혼지침서>를 보면서 웃음이 났다.
사실 전혀 웃기는 장면이 없는데도 웃음이 난 이유는 이혼에 매달리는 양보라는 남자가 한심해서다.
그리고 양보의 아내는, 남자들이 보기에 지독한 아줌마로 여겨지겠지만
굉장히 평범한 여자라고 생각한다.
흔히 드라마에 등장할 법한 상황들이 연출되고
결국에는 이혼할 힘이 없어 양보는 이혼을 포기한다.
이름도 양보다.
마치 이혼을 양보했다는 의미 같다. (물론 중국 이름이니 전혀 다른 뜻이겠지만)
분명 결혼할 당시에는 세상 그 누구보다 사랑했을 아내가
애 낳고 살다 보니 (겨우 두 세 살배기 아이)
일상이 너무도 지극지긋하고
아내의 모습도 꼴 보기 싫어졌다는 남편은
정말 패 주고 싶다. (여성 독자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진짜 패 줘서 속 시원했다)
이런 남편들은 순수하게 이혼을 원한다고 하지만
꼭 그 뒤에는 내연의 여자가 있다.
여자가 가전 제품도 아니고 갈아치우려 하다니 괘씸하다.
세월이 흘러 모든 것이 다 변한다고 해도
사랑은 변하면 안 되는 거라고
여자들은, 아내들은 믿고 싶다.
책 속에 등장하는 책 <이혼지침서>를 보고 흥분한 양보는
소리친다. 이 책은 가짜라고.
그럼 당신의 인생은 진짜인가?
워낙 이런 이야기는 흔해서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쑤퉁만의 이야기로 색다르게 전해지는 것 같다.
제목만 보고
잠시 착각했던 나를 대신하여
양보가 알려준다.
<이혼지침서>는 이혼을 하기 위한 사람들이 읽는 책이 아니다.
열렬히 사랑하여 결혼한 당신,
이혼은 꿈 꾸지도 마라.
이혼이 얼마나 힘든건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