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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영어자존심을 살리는 맘글리시
심진섭 지음 / 잉크(위즈덤하우스) / 2008년 6월
평점 :
대한민국 엄마들의 고민을 말한다.
“우리 애 영어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이제 초등학생들도 학교에서 영어를 정식으로 배우게 되면서 엄마들의 걱정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다. 웬만하게 교육열을 가진 엄마라면 이미 유치원 나이부터 영어 학원이다, 영어 유치원이다 보내기 시작한다. 버터를 바른 듯 꼬부랑 발음을 유창하게 하는 아이들을 보며 부럽지 않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러나 아이의 영어 교육에만 급급하다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 엄마는 영어 울렁증이면서 무조건 아이에게 영어를 하라고 시킨다면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엄마는 영어도 못하면서 나만 갖고 그래!” 이런 가슴을 후벼 파는 말을 듣는다면 정말 자존심이 무너질 것이다.
이 책은 <엄마의 자존심을 살리는 맘글리시>다. 현재 영어 강사로 활동 중인 저자는 명쾌하고 유쾌하게 고민을 해결해준다. 우리 아이 영어 잘 하는 비법은 너무나 간단해서 허무할 수도 있다. 엄마가 먼저 가정에서 영어를 생활화하라는 것이다. 이른바 ‘맘글리시’다.
이제는 아이들에게 왜 영어 공부를 안 하냐고 잔소리할 시간에 책에 나온 ‘맘글리시’를 익혀보자.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 회화를 시작하자. 언어는 습관이니까.
“어라, 이 책은 엄마 영어 교재야.”라고 지레 겁먹지 말자. 딱딱한 문법이나 독해 책이 아니다. 정말 간단하게 말할 수 있는 회화와 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단어들이 소개되어 있다. 그것도 책 전체가 아니라 딱 반 정도 할애하고 있다.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문장이라 자신감이 생긴다. 하이, 헬로우, 하와유? 왓췁? (이건 콩글리시인가?)
그럼, 나머지 반은 무슨 내용이 실려 있을까 궁금할 것이다. 대한민국 영어 교육 실태 보고서다. 현재 엄마들이 아이들 영어 교육을 어떻게 시키고 있는지를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입시 경쟁에 휘둘리는 교육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반면에 학원 안 보내고 만능 아이 만드는 비법도 나와 있으니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역시 제대로 잘 크는 아이는 엄마가 남다르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잠시 반성했다. 아이가 조금만 못해도 윽박지르기부터 했으니 아이를 망치는 것도 부모요, 살리는 것도 부모인 것이다. 이 책의 중요한 핵심은 한 가지다. 솔선수범!
모든 공부가 그렇듯이 억지로 떠밀려서 한다면 아무 소용 없다. 아이들은 공부하는 기계가 아니다. 공부가 아닌 놀이처럼, 일상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어쩜, 책 한 권 읽었을 뿐인데 모든 공부에 대한 고민이 해결된 느낌이다. 대한민국 엄마는 바쁘다. 아이 공부가 엄마 공부가 되니 말이다.
그래도 즐거운 마음으로 맘글리시를 시작한다면 온 가족이 영어 재미에 푹 빠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아이를 키우면서 처음 “엄마!”라고 말하던 순간의 감동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한다. 가장 소중하고 사랑스런 우리 아이가 내 곁에 건강하게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것을 말이다.
아이를 잘 키우려는 욕심이 아닌, 정성이 훌륭한 인생 공부가 아닐까?
이 책은 영어 교육에 관한 내용이지만 그 속내에는 ‘좋은 부모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