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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북 두 번째 이야기
서은영 지음 / 시공사 / 2008년 5월
평점 :
어릴 때는 나름 스타일을 중시하는 멋쟁이였다고 자부한다. 굳이 어릴 때였음을 강조하는 이유는 현재는 아니라는 뜻이다. 핑계를 대자면 교복을 입기 시작하면서부터 옷 사는 일이 줄었고 패션 감각이 둔해진 것 같다. 한 번 둔해진 감각은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다.
그런데 스타일리스트 서은영의 책을 만나니 알 것 같다. 진정한 멋쟁이는 한 순간도 스타일과 패션에 대한 열정이 줄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녀가 들려주는 스타일에 관한 이야기는 편안하고 즐겁다. 여자들만의 수다보다는 좀더 전문적이지만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다.
멋진 옷과 구두, 모자에 관한 이야기가 지루할 리가 있겠는가?
특히 매우 사적인 얘기라서 껄끄러울 수 있는 가족 이야기는 오히려 그녀를 더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다. 엄마와 이모의 남다른 패션 감각은 가정에서 보고 배우는 것이 가장 영향력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준다. 패션 감각은 습관인 것 같다. 늘 옷을 입을 때마다 어떤 식으로 입어야 멋질까를 생각하는 사람은 옷을 보는 눈이 달라지는 것 같다.
반드시 명품 브랜드의 옷을 입지 않아도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입는다면 누구나 베스트 드레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이 책을 손에 든 이유는 베스트 드레서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다. 단순히 옷을 잘 입기 보다는 좀더 나답게, 나만의 스타일을 찾고 싶어서다.
그녀의 글 속에서 내가 찾던 해답을 보았다.
“결혼한 후 지친 모습으로 변해가는 친구들을 볼 때, 바쁜 생활 속에서 여유를 잃어가는 나 자신의 모습을 볼 때 안타까운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자신의 모습을 가꾸고 아끼는 과정에서 얻는 사소한 즐거움으로 인해 일상 속에서 잠시라도 웃을 수 있다면, 이 또한 더없이 행복한 일이 아닐까.” (123p)
스타일은 나 자신을 가꾸고 아끼는 과정이다. 누가 봐도 매력적인 모습으로 꾸미려면 전문적인 지식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고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멋쟁이가 되고 싶지만 뭔가 부족하다 싶은 사람들에게 스타일이 무엇인지를 알려 준다.
‘난 왜 옷을 못 입을까?’라고 고민하는 것은 이제 그만!
그녀의 조언은 명쾌하다. “스타일을 즐기세요!”
스타일은 내가 만드는 것이란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꾸미는 것이 중요하다.
어릴 때 스스로 멋쟁이라고 느꼈던 것처럼 이제부터 멋을 즐겨보자.
그녀의 말처럼 스타일은 일상의 작은 즐거움으로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줄 것이다.
그 동안 얼마나 스타일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했는지 그녀가 말하는 아이템 중에는 한 번도 입어 보지 않은 것도 있다. 그 중에서 입고 싶지만 못 입은 미니 스커트는 과연 내가 입을 날을 올 지는 장담할 수 없다.
<스타일 북>을 읽는 동안 즐거웠다.
서은영, 그녀에게는 이 책이 그녀의 인생 이야기다. 스타일을 사랑하는 그녀 덕분에 스타일에 대해 조금은 알 것 같다. 나의 인생도 멋지게 스타일을 만들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