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가격 경제학

스타벅스에서는 그란데를 사라 - 기업이 절대 알려주지 않는 가격의 비밀
요시모토 요시오 지음, 홍성민 옮김 / 동아일보사 / 2008년 4월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스타벅스에서 왜 그란데를 사야 하지?

처음에는 알뜰하게 소비하는 방법이 궁금해서 읽게 됐다. 그런데 읽다 보니 단순한 소비자에서 경제구조를 공부하는 학생 입장이 된 것 같다.

이 책의 핵심은 가격을 통해 경제를 알고 이 사회구조를 이해하는 데 있다.

흔히 사는 페트병 음료부터 텔레비전과 디지털 카메라까지 우리가 소비하는 다양한 물건들이 어떻게 가격이 결정되는지를 아는 것이 경제공부의 기본이다.

특히 도움이 된 내용은 휴대전화 요금제다. 요금제가 너무 복잡해서 대충 처음에 정했던 것을 그대로 사용하는 사람 중에 하나였는데 이번에 가장 경제적인 요금제로 바꿨다. 복잡한 요금체계를 통해 가격차별을 하는 기업은 현명한 소비자와 아닌 소비자를 정보비용으로 구분하고 있었다. 귀찮다고 요금제를 신경 쓰지 않다가는 아깝게 낭비하는 꼴이 된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어서 휴대전화기 구입과 요금제 관련 정보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일본의 경우라서 다른 내용도 있겠지만 기본적인 가격 결정 요소는 동일한 것 같다. 역시 아는 것이 힘이다.

경제 서적을 읽는 이유도 경제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잘 살기 위한 힘을 키우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례들을 소개하여, 일반적으로 딱딱하고 어려운 경제 서적과는 차별화된 것 같다. 실제 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이다.

경제라는 시각을 통해 사회를 바라보면 다양한 문제를 만나게 된다. 물가는 오르는데 월급은 제자리 걸음이고, 젊은이들은 취업난에 시달린다. 현실에서는 경제격차가 줄어들기는커녕 더 심화되고 있다. 왜 일까? 책에서는 근본적인 빈부 문제, 소득격차에 대해 언급한다. 정부가 근본적으로 경제격차를 시정할 수 없는 이유는 소득격차가 본질적으로는 자산격차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산을 갖지 못한 사람은 고소득자가 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비교우위를 알면 기회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적절한 능력에 대한 대가로 충분한 소득을 얻는다면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실은 경제 논리처럼 명쾌하지가 않다. 그러나 비교우위의 사고방식은 현실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모든 면에서 뛰어난 능력을 지닌 사람이라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일의 효율이 높아지고 반대로 모든 면에서 능력이 부족한 사람도 나름대로 우위를 발휘할 수 있는 일이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즉, 자신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면 이익을 얻을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또한 저자는 개인의 뛰어난 용모와 자격이 ‘임금의 하한선을 올리는 효과’밖에 없다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그렇다고 해도 요즘처럼 취업을 위해 성형을 마다하지 않고 자격증을 얻기 위해 애쓰는 사회 현상이 줄어들 것 같지는 않다.

생활 속 가격 경제학은 쉬운 듯 하면서도 어려운 느낌이 든다. 몰랐던 가격의 비밀을 통해 어떻게 현명한 경제인으로 거듭날 것인지는 각자의 몫일 것이다.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방법뿐 아니라 본인 스스로 고소득을 창출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경제를 알면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