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무를 심은 사람
장 지오노 지음, 마이클 매커디 판화, 김경온 옮김 / 두레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깊은 감동을 주는 이야기는 실화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 책은 작가 장 지오노가 프랑스 여행 중에 만난 한 사람의 실제 이야기다. 그는 혼자 살면서 황무지 같은 땅에 끊임없이 나무를 심고 있는 양치기였다. 한 사람이 나무를 심는다는 일이 뭐가 그리 대단한 일인가 싶겠지만 그는 묵묵히 세상을 바꾼 것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좀더 나은 세상이 되도록 작은 노력조차 안 해 본 사람에 비하면 그는 정말 훌륭한 일을 해냈다.
얼마 전 국회의원 선거를 했다. 나온 후보마다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살기 좋은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그것이 말로 이루어질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요즘은 살기 좋다는 말이 말 그대로 맑은 공기에서 숨쉬고 깨끗한 물을 마시고 푸른 나무들을 볼 수 있는 환경이라고 할 정도로 환경 오염이 심해졌다. 몇 년 전만 해도 마시는 물을 돈 주고 사먹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심지어 신선한 공기도 판매되고 있으니 놀랄 지경이다.
아름답고 살기 좋은 자연 환경을 가꾸는 일은 실천하지 않으면 안 된다. 누군가 알아서 해주겠지 하며 미루거나 무관심하다면 세상은 어떤 위기를 맞게 될까?
<나무를 심은 사람>은 1950년대 출간된 책이다. 그로부터 반세기가 지났는데 세상은 여전히 환경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이 주는 감동은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것이다. 주인공 엘제아르 부피에는 평생 나무를 심고 가꾸면서 살았다. 생명을 키워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오랜 세월을 한결같이 보살피는 인내와 정성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척박한 땅이 한 사람으로 인해 풍요로운 땅으로 변해가는 일은 놀라운 기적과 다를 바 없다.
현실의 기적은 한 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나무를 심은 사람>을 읽으면서 문득 다음의 글이 떠올랐다.
“일년의 계획은 곡식을 심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고, 십 년의 계획은 나무를 심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고, 백 년의 계획은 사람을 심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 하나를 심어 하나를 얻는 것은 곡식이다. 하나를 심어 열을 얻는 것은 나무다. 하나를 심어 백을 얻는 것은 사람이다.”
나무를 심은 사람, 엘제아르 부피에는 아름다운 숲을 세상에 남기고 떠났다.
작가 장 지오노의 고향 마노스크의 입구에는 이렇게 쓴 팻말이 걸려 있다고 한다.
“ 이곳은 프로방스의 위대한 작가 지오노가 태어나고 살고 잠든 곳이니 조용히 해 주시기 바랍니다.”
나는 세상에 어떤 흔적을 남길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