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대답해주는 질문상자
다니카와 슌타로 지음, 양억관 옮김 / 이레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무엇이든 대답해주는 질문상자가 여기 있습니다.

이 책은 일본의 대표적 인터넷 신문<호보일간 이토이 신문>에서 연재된 내용이다. 4세 아이부터 65세 노인까지 누구나 원하는 질문을 하면, 유명 시인인 다니카와 슌타로가 대답해주는 형식이다.

뭐 이런 게 다 궁금할까?하는 질문도 있지만 가만히 질문과 답을 읽다 보면 한 번쯤 궁금했던 내용들이다. 인생은 모르는 것 투성이다. 어릴 때는 잘 모르기 때문에 궁금하고 어른들에게 이것저것 질문을 하며 배워간다. 그러나 점점 크면서 질문하는 것을 부끄럽게 느꼈던 것 같다. 모른다는 점을 인정해야 당당하게 질문할 수 있는데 나이가 들수록 모른다는 것을 숨기게 되니까 질문도 안 하게 된 것 같다. 또 마땅히 대답해 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학구적이거나 실용적인 질문이라면 적절한 상담자를 구하기 쉽겠지만 인생 문제는 다른 것 같다. 다양하고 개인적인 인생 문제에 대한 상담자는 찾기가 쉽지 않다. 요즘은 경험 있고 믿을 수 있는 조언자를 멘토라고 표현한다.

책 속에는 갖가지 질문들이 있다. 진지하기도 하고 가볍기도 한 질문에 대해 다니카와의 대답은 정말 명쾌하다. 인생은 자기가 살아 온 만큼의 깊이가 있는 듯 하다. 물론 누구나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1931년생인 다니카와 슌타로는 멘토다운 연륜을 지닌 것 같다.

어떤 질문이든 척척 대답하는 그에게 나도 질문을 하고 싶어진다.

당신이 가장 궁금한 것은 뭔가요?

그러는 당신은 누구인가요? 왠지 이런 대답을 들을 것 같지만 말이다.

어린 아이는 타인에게 질문을 하며 인생을 배우지만 어른이 되면 먼저 스스로에게 질문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다니카와 슌타로에게 질문했지만 대답은 이미 그들 안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훌륭한 인생 조언자는 필요하지만 그 전에 자신이 멋진 인생의 주인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질문한 사람들마다 정말 궁금한 것을 질문했을 것이다. 사소한 궁금증부터 심각한 고민까지 다양한 질문들이 모여 인생이란 한 폭의 그림이 완성되는 것 같다. 유치한 질문도 당사자에게는 심각할 수도 있으니까.

[질문 14] 왜 매일 목욕을 해야 하나요?    - 치나, 26

[다니카와의 대답] 스물 여섯이나 되어, 어쩌다 이런 질문을 해야 할 지경이 되었는지.

                  난 매일 목욕 안 해요.

처음에는 웃었다. 그런데 나 역시 이런 질문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웃음이 멈췄다. 왜 이런 식으로 살아야 하나요?라고 말이다. 아무도 내게 이런 모습으로 살라고 강요한 사람은 없다. 지금 어른으로서의 내 모습은 내 책임이다. 내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64개의 질문과 대답을 읽으면서 어느새 나에게 질문하게 된다.

나는 언제든지 내 질문에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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