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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에 처음 가는 날 ㅣ 키다리 그림책 3
코린 드레퓌스 지음, 김희경 옮김, 나탈리 슈 그림 / 키다리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아이는 여섯 살이다. 올해 처음으로 유치원에 간다. 작년 초만 해도 유치원에는 절대 안 간다고 하던 아이다. 엄마랑 떨어지기 싫어하던 아이가 지금은 유치원 가기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이제는 엄마 품을 벗어나 친구들과 신나게 놀고 싶어하는 나이가 된 것이다.
이렇게 때가 되어 스스로 유치원을 가고 싶어하니 엄마로서 흐믓하고 행복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걱정도 된다. 처음으로 단체 생활을 하는데 적응을 잘 할지, 힘들어 하지는 않을지 걱정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런 엄마와 아이의 마음을 담고 있는 책이 나왔다.
바로 <유치원에 처음 가는 날>이다.
엄마와 아이의 마음을 그대로 잘 표현하고 있어서 유치원 입학을 앞둔 아이를 위해 읽어주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유치원 가는 길에 비가 오고, 아이는 엄마와 헤어지면서 비처럼 눈물이 난다. 하지만 친구들과 즐겁게 놀면서 아이는 훨씬 강해진다. 비가 그치고 해가 뜨니 세상은 다시 밝아진다. 아이는 말한다. “소나기 같은 눈물을 흘리던 아가가 아니에요. 이제는 유치원이 참 좋아요!”
책에서는 아이를 ‘아가’로 표현했다. 엄마 눈에는 언제나 ‘아가’일지도 모른다. 부쩍 큰 아이를 보면 언제 이렇게 자랐나 싶다가도 어리광 부리는 모습을 보면 여전히 품 속 아가처럼 보이니까.
요즘은 3~4세 아이들도 어린이집에 가는 경우가 많다. 한창 엄마 품에 있고 싶을 나이에 낯선 어린이집에 간다는 것이 아이에겐 무척 힘든 경험일 것이다. 떨어지기 싫어서 울어대는 아이를 보는 엄마의 마음도 무거울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주면서 하늘도 비가 오고 나면 개이듯이 힘들고 눈물이 나지만 신나고 재미난 일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면 아이가 적응하는 데 힘이 될 것이다.
책 속 아이는 묻는다. “ 유치원의 하루는 얼마나 긴가요? 유치원에 오래오래 있다가 할아버지가 되면 어떻게 하죠?” 이 부분을 보면서 ‘그렇구나. 아이에겐 낯선 곳에서의 시간이 할아버지가 될 만큼 오래 긴 시간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구나.’란 걸 알게 됐다. 그리고 아이를 두고 가는 엄마의 마음이 나온다. ‘엄마 품 안에 있던 너를 남겨 두고 돌아오는 길이 엄마도 슬프단다.’ 아이가 힘든 만큼 엄마의 마음도 힘든 것을 아이도 이해할 것이다.
다행히 우리 아이는 유치원 가는 길이 책 속 아이처럼 눈물 나는 일은 아니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유치원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유치원에 처음 가는 날, 유치원 입학하는 날!
책을 통해 즐겁고 설레는 마음으로 그 날을 기다릴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