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밀크웨이 - 남겨진 세 사람의 기록
김강토 외 지음 / 부기출판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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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볼 때마다 가슴 철렁해지는 부고 기사.

2025년 10월 16일,백세희 작가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다섯 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네요.

생전에 작가를 만난 적도, 그의 책을 읽은 적도 없으면서 잠시 멍해져 있던 기억이 나네요. 누군가의 죽음을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마음이 안 좋고, 믿고 싶지 않은데, 가까운 사람들의 심정은 오죽할까요.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라는 제목의 책이 출간 즉시 국내 베스트셀러가 되고, 전 세계적으로 100만 부 이상 판매되는 동안에도 이 책을 외면했네요. 사실 제목에 적힌 '죽고 싶다'라는 말이 제게는 날카롭고 뾰쪽한 가시 같아서 피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거기에 떡볶이라니, 아마 다들 그 부분에 공감했을 텐데 오히려 저한테는 힘든 부분이었네요. 그러면서도 작가님의 근황은 틈틈이 찾아보며 새로운 책이 나올 때마다 내심 안심했던 것 같아요. 잘 버터내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휴우... 긴 한숨을 내쉬면서 《버터밀크웨이》를 펼쳤네요. 우유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버터, 그 이야기로 만나게 될 줄은 미처 몰랐네요.

이 책은 생전에 누군가가 자신을 위한 글을 써 주면 좋겠다고 말했던 작가의 뜻을 따라, 남겨진 세 사람이 1년 동안 함께 써 내려간 기록이라고 하네요. 사랑하는 한 사람을 잃은 세 사람, 7년을 함께한 연인, 20년 넘게 우정을 나눈 친구, 태어날 때부터 함께한 동생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쓰는 것뿐이라서 한 달에 한 번 모여 각자 써 온 글을 서로 읽어 주었다고 해요. 이건 그들만의 의식이기에 숨죽이고 바라만 보았네요. 떠나간 사람의 빈 자리, 남겨진 사람들의 텅 빈 마음은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까요. 아무도 그 답을 알지 못하네요. 슬프고 아프지만 어떻게든 살아내며 채워가려고 노력하는 것이지, 누구도 그 고통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으니까요. 길고 긴 애도의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사랑하는 만큼 괴로운, 앞으로의 남은 시간들이 부디 따뜻하기를 바랄 뿐이네요.


"언니와 내가 살았던 세계가 우유였다면 

언니의 죽음은 그 우유를 통째로 흔들어버린 손이었다.

오래 흔들린 우유에서는 크림이 갈라져 나오고 

그 크림은 서로 엉겨 붙어 하나의 덩어리, 버터가 된다.

그렇게 하나였던 우유는 굳어 뭉친 버터와 

그 버터가 빠져나간 자리에 남은 아이보리색 희멀건 버터밀크로 나뉜다.

··· 언니를 잃은 순간부터 나는 버터라는 애매한 고체가 되었고 

그 버터가 빠져나간 자리에는 언니가 없는 세계가 남았다.

··· 버터는 우유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 나도 이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다. 

다만, 버터는 차가운 곳에서는 단단히 굳어 있다가도 따뜻해지면 다시 녹아 흐른다. 

처음 모습으로 돌아갈 수는 없어도 형태는 여전히 변한다. 굳었던 것이 다시 흐를 수도 있다.

그것이 내게 위로가 될지 또 다른 두려움이 될지 아직 모르겠다.

···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그 길 이름이 버터밀크웨이다."

(16-1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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