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가와 란포의 트릭 해부학 - 추리소설의 트릭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ㅣ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에도가와 란포 지음, 김효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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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누군가에게 속는다면 몹시 기분 나쁜 일이지만,

'이것'은 속는 재미가 있네요. 마치 마술쇼처럼 눈앞에서 보고도 깜짝같이 속고 만다니까요.

'이것'의 정체는 바로 추리소설의 '트릭'이네요. 끝까지 읽어야만 확인할 수 있는 트릭은 작가와 독자간의 짜릿한 숨바꼭질 같아요.

《에도가와 란포의 트릭 해부학》은 일본 추리소설의 거장 에도가와 란포의 추리소설 트릭 완전 가이드북이네요.

우선 에도가와 란포가 누구인가부터 찾아봤네요.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 등 유명 작가들은 알지만 일본 추리소설의 역사는 모르다 보니, 이 책 덕분에 관심을 갖게 되었네요. 1894년생으로 본명은 히라이 다로, 에도가와 란포라는 이름은 에드거 앨런 포에서 따온 필명이라고 하네요. 아직 미스터리 장르가 대중화되기 전에 일본 미스터리의 기반을 닦고 대중화시킨 일본 추리 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네요. 1923년, 잡지 <신청년>에 '2전짜리 동전'을 발표하며 추리 작가로 데뷔하여, 주옥 같은 단편들을 발표하며 유명해졌고, 작품들 속에서 아케치 고고로라는 일본 최초의 명탐정을 탄생시켰으며, 1947년, 탐정작가 클럽(후에 일본추리작가협회)의 초대 회장이 되었고, 1954년 에도가와 란포 상을 제정했고, 1957년부터 잡지 <보석>의 편집에 참여했으며, 1965년 세상을 떠났네요. 일본은 1920년대 에도가와 란포를 중심으로 트릭과 논리 중심으로 고전 본격파의 기틀이 마련되었으니 확실히 앞서나갔네요. 전쟁 후에는 창작보다 평론과 미스터리의 발전에 힘을 썼던 에도가와 란포였기에, 이 책은 탐정소설 속 트릭에 관한 그의 평론이나 관련 글들을 모아 독자적으로 편집한 것이라고 하네요.

크게 유형별 트릭 집성, 탐정소설의 수수께끼에 대한 해설, 트릭 해설 및 보충, 트릭 총론, 자료 순으로 나와 있네요. 탐정소설, 추리소서에 익숙한 독자들이라면 항목만 봐도 척척 알아보겠지만 일반 독자들이라면 트릭 유형별로 흥미로운 내용 위주로 살펴보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네요.

"탐정소설사에서 밀실의 '불가능'을 가장 먼저 본격적인 소재로 삼은 작품은 <모르그가의 살인>이지만, 이 작품과 훨씬 뒤에 발표된 르루의 <노란 방의 비밀>에 영감을 준 실제 사건이 있었다. 나는 40여 년 전인 1913년 12월호 <스트랜드 매거진>에 실린 조지 R. 심스의 글을 읽고 그 내용을 지금도 노트에 붙여 두고 있다. ··· 이 사건은 이후 범죄 연구가들 사이에서 여러 차례 논의되었지만, 100년이 지난 당시(1913년)까지도 끝내 미해결 사건으로 남아 있었다. ··· 나는 각종 트릭을, ①범행 당시 범인이 실내에 없었던 경우 ②범행 당시 범인이 실내에 있었던 경우 ③범행 당시 피해자가 실내에 없었던 경우, 이렇게 크게 세 가지로 나누고, 이를 다시 세분하여 아래와 같이 분류했다."

(151-153p)

사실 일본 추리소설에서 본격 미스터리, 변격 미스터리, 사회파 미스터리, 신본격 미스터리와 같은 분류를 잘 알지 못했는데, 순수 추리소설의 핵심이 되는 트릭의 온갖 형태를 살펴보니 장르적 특징이 무엇인가를 조금은 알 것 같네요. 마술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놀라운 것들을 보여주듯이, 추리소설은 밀실 살인이나 기묘한 범죄 현장을 치밀하고 논리적인 트릭이라는 묘미를 선사하네요. 철저하게 계산된 시간, 흉기, 은닉 등 다양하고 참신한 트릭으로 완성된 작품을 통해 독자들은 그 트릭을 풀어가는 짜릿한 쾌감을 얻을 수 있는데, 그 트릭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를 알아가는 재미도 남다르네요. 어쩐지 트릭의 비밀을 알면 알수록 추리소설의 매력이 더 커지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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