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애니에서 과학이 보인다
류상진 지음 / 도도서가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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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솔직한 심정을 밝히면, 내가 나 자신의 정체성을 오타쿠라고 장담하기에는

약간 주저되는 면이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과 만화에 대한 내 관심 때문에

만나고 알게 된 사람들 중에는 소위 '찐' 오타쿠들이 꽤 있었고,

그들에 비하면 나는 그야말로 '새 발의 피'이기 때문이다."

(6p)

역시 '오타쿠가 맞네'라며 무릎을 친 대목이네요. 관심과 애정은 크지만 자신보다 더 열정적인 사람들 앞에서 겸손해지는 모습이야말로 '찐' 오타쿠의 태도라고 느꼈네요. 어쩌다 보니 오타쿠, 덕후의 매력에 눈을 뜬 사람으로서 흥미로운 책을 발견했네요.

《어쩐지 애니에서 과학이 보인다》는 자칭 프로페서 오타쿠 류상진 교수의 책이네요.

미국 브래들리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인 저자는 대학에서 일반 대중을 상대로 기계공학 강연을 했는데, 그때 '프로페서 오타쿠'라는 닉네임을 사용했다고 하네요. 기계공학 전공학생들에게 유체역학을 가르치는 교수님이 유체역학에 흥미를 못 느끼는 학생들을 위해 애니메이션에서 액체나 기체의 흐름을 설명할 수 있는 예시를 찾다보니 '프로페서 오타쿠'라는 정체성이 시작되었고, 이러한 시도가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강연으로 이어지면서, 이 책이 나올 수 있었다고 하네요.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 눈에는 '애니'가 먼저 보일 것이고, 과학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과학'에 눈길이 갈 거예요. 어느 쪽이든 좋아하는 분야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기니까, 어려운 기계공학도 조금은 친근하게 느껴지네요. 어릴 때 즐겨 봤던 <슬램덩크>를 시작으로, 요즘 핫한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 무한열차편>, 오랜 기간 전 세계적으로 최상위권의 인기를 누리는 <원피스>, <원펀맨>과 <암살교실>, 그리고 <날씨의 아이>, <천공의 성 라퓨타>를 색다른 공학적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어서 신기했네요. 기계공학에는 네 가지 기본 역학, 즉 고체역학, 동역학, 열역학, 유체역학이 있는데, 인생만화인 <슬램덩크>에 나오는 자유투로 농구공의 동역학을, <원펀맨>에서는 모기를 잡기 위해 휘두르는 손을 통해 유체역학과 공기저항을, <귀멸의 칼날>의 무한열차 위의 전투에서는 달리는 기차 위에서 사람이 마주하는 바람의 저항이라는 항력을, <천공의 성 라퓨타>의 뜬구름 위 성과 항공기에서 밀도와 부력, 날개와 양력을, <원피스> 루피의 고무고무 팔에서 고체역학과 탄성을 다루고 있네요. 만화 속 명장면과 연결지어 공학 개념들을 설명해주니 뭔가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이번 기회에 애니메이션을 다시 찾아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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