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치 인류세 - 인간과 생태계를 잇는, 인류학의 새로운 자연사
애나 로웬하웁트 칭 외 지음, 김희정 옮김 / 해나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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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철학적인 질문이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인 물음이네요. 인간만이 지구 역사의 주체라는 편협한 시각이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 파괴로 이어졌고, 지구 생태계를 위협하는 존재가 다름 아닌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했네요. 인간에 의해 환경이 변화한 시대라는 의미에서 '인류세'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네요. 그동안 많은 연구자들은 전 지구적 조건이 지역적 현상과 사례로 나타난다고 주장했는데, '패치 patch' 즉 조각보처럼 서로 분리된 채 인류세 현상을 보이는 특정 지역들을 관찰하고 분석하면서 새로운 전 지구적 현상의 특수성을 밝혀낸 이들이 있었네요.

'페럴 아틀라스 : 인간 너머의 인류세 현상'은 덴마크 오르후스대학교의 인류세 연구의 결과이며, 경험적 관찰에 기초해서 인류세 패치들을 묘사하는 현장 보고서를 지도로 제작한 것이라고 해요. 세계적인 인류학자 애나 로웬하웁트 칭을 비롯한 연구진이 주도하는 대규모 디지털 생태 지도 프로젝트였고, 100명이 넘는 과학자, 인문학자, 예술가, 활동가들이 참여한 79편의 현장 보고서는 인간의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로 인해 통제불능 상태로 변해버린 비인간 존재(동식물, 미생물, 화학 물질 등)의 생태계 현장이 인류세라고 주장하네요.

《패치 인류세》는 현재 대규모 디지털 생태 지도 프로젝트인 '페럴 아틀라스'의 공동 기획 제작자들이 만든 '현장 안내서'라고 할 수 있네요.

이 책은 인류학자 애나 로웬하웁트 칭, 시각인류학자이자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인 제니퍼 데거, 환경인류학자인 올더 켈러먼 색세나, 건축가이자 공간 시각 디자이너인 페이페이 저우, 네 명의 저자들이 서로 다른 학문적 경향과 경험을 통합하여 공동 연구의 결과물인 '패치적 인식론'을 펼치고 있네요. 저자들이 내린 정의에 따르면 '이탈성 ferality' 이란 인간이 통제하거나 계획한 경계와 인프라를 벗어나, 생물과 무생물이 예측 불가능한 변화와 결과를 야기하는 특성을 뜻하는데, 흔히 사용되는 '이탈'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확장한 것이라고 하네요. 패치 인류세 개념에서 인간 외의 존재들, 즉 생물과 무생물을 망라한 다양한 존재가 인간의 통제를 전혀 받지 않으면서도 인간의 행위에 반응하는 부류의 존재들을 '이탈 존재'라 부른대요. 이 책에서는 인간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인간 외 존재들의 이탈 행위를 추적하고 있네요. 인간의 인프라가 어떻게 위험한 이탈 생물학을 만들어내고 있는지, 지구를 이루는 다양한 생명체와 현장 중심의 분석을 확인할 수 있네요. 지구 전체가 맞닥뜨린 인류세의 위험에 대해 현장 보고서 중심의 '페럴 아틀라스'를 통해 종합적인 관점의 패치적 인식론으로 사고할 수 있네요. 단일한 시각에서 벗어나 인류세 현상을 제대로 인지하고, 지구 생태계와 인간의 관계를 폭넓게 살펴보며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첫걸음이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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