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 ㅣ 메이트북스 클래식 32
호메로스 지음, 정영훈 엮음, 이선미 옮김 / 메이트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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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 덕분인 것 같아요.

최근 호메로스의 원전과 그리스 신화 관련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네요.

다들 어떤 책을 읽어야 하나, 고민할 정도로 번역본이 다양한데요.

제가 읽은 《오디세이》는 메이트북스 클래식 시리즈 서른두 번째 책이네요.

이 책의 특징은 술술 읽힌다는 점이네요. 엮은이 정영훈 님은 원작의 풍부한 이야기와 문학적 매력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편역을 위해서 같은 대목도 여러 종의 영어 번역본을 비교하며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는 우리말로 옮기는 노력을 했다고 하네요. 어쩐지 첫 장부터 영화의 장면이 떠오르면서 막힘없이 술술 읽히더라고요. 본격적으로 읽기 전에 《오디세이》에 관한 배경 설명이 간략하게 나와 있고, 주요 등장인물과 사건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인물과 지명, 신들의 계보를 따로 찾아볼 필요가 없네요. 어떤 책을 읽느냐는 전적으로 독자의 몫이지만 오디세우스의 기나긴 모험, 귀향길을 온전히 이야기 중심으로 읽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네요. 중요한 건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책이니까요.

"여신이여, 지략이 뛰어난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소서.

그는 트로이의 신성한 성을 무너뜨린 뒤 오랫동안 여러 곳을 떠돌았습니다.

수많은 사람의 도시를 찾아가 그들의 생각을 알았고, 자신과 동료들을 고향으로 데려가기 위해

바다에서 숱한 고난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그토록 애썼음에도 동료들을 구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들은 어리석은 행동으로 스스로 파멸을 불러들였습니다.

태양신 헬리오스의 소를 잡아먹었고, 그 때문에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빼앗겼습니다.

제우스의 딸인 여신이여, 이제 이 모든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소서."

(20p)

신들이 오디세우스의 귀환을 결정하는 첫 장면이네요. 제우스는 인간들이 언제나 자신들에게 닥치는 불행이 신에게서 온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저지른 일의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말하는데요. 이때 아테나는 트로이에서 신들에게 수많은 제물을 바친 오디세우스에게 왜 노여워하느냐고 묻자 제우스는 오디세우스에게 분노하고 있는 것은 자신이 아니라 포세이돈이며, 이제는 그가 고향으로 돌아가도록 방법을 간구하겠다고 이야기하네요. 신들과 인간의 아버지 제우스와 지혜의 여신 아테나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디세우스는 무사히 이타카로 돌아가지 못했을 거예요.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오디세우스가 세이렌의 노래를 듣기 위해 자신의 몸을 배의 돛대에 단단하게 묶게 하는 모습이네요. 그곳을 지나간 사람 가운데 세이렌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듣고도 무사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오디세우스는 해냈고 더욱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 떠날 수 있었네요. 결국 전쟁에서 승리하고 오랜 방황 끝에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오디세우스가 지혜로운 사람이었기 때문이네요. 그의 여정은 자신의 이름과 정체성을 되찾기 위한 과정인 동시에 지혜로운 인간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네요. 결국 삶의 의미는 모두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 자신의 이름과 자신의 본래 모습으로 각자의 집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이타카 사람들이여, 이제 싸움을 멈추십시오!

더 이상 피를 흘리지 말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십시오!"

(35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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