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조각 난 아이는 어떻게 자라는가 - 교육이 답이라는 거짓말
롭 헨더슨 지음, 김은지 옮김 / 푸른숲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참으로 아름다운 노래 가사예요. 연약한 아기의 몸으로 세상에 나왔을 때, 만약 자신의 삶이 이토록 불행할 줄 알았다면 나오고 싶었을까요.

아기는 마땅히 사랑받아야 하고, 돌봄을 받아야 할 존재인데, 세상에는 그렇지 못한 아기들이 있네요.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사람들, 특히 아이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관심을 가질 만한 책이 나왔네요.

《산산조각 난 아이는 어떻게 자라는가》는 롭 헨더슨의 회고록이자 사회비평서네요.

저자는 불우한 가정환경과 사회적 불평등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현실이 어떠한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 만능주의를 비판하고 상류층 엘리트들이 도덕적 우월감을 위해 소비하는 위선적인 사치 신념의 실체를 고발하고 있네요. 우선 저자의 이름은 로버트 킴 헨더슨, 로버트는 친모를 버린 생물학적 아버지에게서, 킴이라는 성은 마약 중독자인 생모에게서, 헨더슨은 양아버지에게서 온 것이라고 하네요. 그동안 살면서 힘든 어린 시절과 같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피했던 저자가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하게 된 이유는 상류층 엘리트들의 위선적인 '사치 신념'이 취약 계층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고발하고 안정적인 가정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네요. 태어나자마자 버려지고 위탁 가정, 극심한 불안정, 이혼, 별거, 새로운 부모와의 만남, 그들과의 이별, 새 형제자매와의 만남, 또다시 이별, 그 모든 고통, 무감각함, 스릴 추구, 폭력, 약물 등으로 산산조각 난 어린 시절을 보낸 저자는 군대에 가서야 중산층을 만났고 예일대에 진학한 뒤에야 안락한 삶이 무엇인가를 알게 되었네요. 빈곤하고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 미국의 계층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보니, 사다리 꼭대기 혹은 그 근방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 대해 알게 됐고, 그들의 특권의식을 '사치 신념'이라는 개념으로 발전시켰네요. 과거 사람들은 물질적인 재화를 통해 자신이 상층 계급임을 과시했다면 오늘날은 사회적 지위를 상품과 분리하고 신념과 연결시키는 영리한 방법을 찾아낸 거예요. 사치 신념을 가진 상류층은 경찰 공권력 축소나 마약 비범죄화, 백인 특권 담론이 그들의 사회적 지위를 강화하기에 이를 옹호하는데, 정작 그로 인한 부작용과 비용은 사회적 약자의 몫이네요. 불균형적이고 막대한 영향력을 지닌 상류층의 사치 신념들과 관행들, 정책들 때문에 운이 덜 좋은 계층, 가난한 사람들은 고통을 겪게 되는 거예요. 동료 학생들이나 엘리트 대학 졸업생들에게 이런 점들을 비판하면 그들은 너도 이 집단의 일부인데 왜 그러냐는 반응이라고, 즉 내부자가 되어 그들을 비난하면 위선자 취급을 받는다는 거예요. 하지만 저자가 일개 사병이거나 전처럼 최저 시급을 받으며 설거지를 하는 사람이었다면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지도 않았을 거라는 점을 예리하게 짚어내네요. 상류층 사람들이 안정된 울타리 안에서 떠들어대는 무책임한 담론들 때문에 사회적 자원이 부족한 이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취향 계층을 위한 실질적인 보호 체계가 필요하네요. 상처 입은 아이들에게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교육이 아닌 안정적인 보살핌과 가정의 형태라는 것, 결국 따뜻한 사랑 없이는 온전한 삶을 살아갈 수 없네요. 저자의 말처럼 안정적인 부모의 존재는 아이의 미래에 대단히 중요하며, 여기에 손쉬운 지름길은 없네요.


"학교에 가는 것보다 당신이 매일 학교에 가는지 관심을 갖는 부모가 있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

하지만 위탁 아동이 대학을 졸업한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해지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 흥미롭게도 가난한 가정에서 자란 사람이 성인이 된다고 해서 더 불행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사랑받지 못했다고 느끼는 아이는 자라서 불행할 확률이 높다. 행복의 관점에서 보자면 부유하고 사랑받지 못하는 것보다는 가난하고 사랑받는 편이 낫다. 물론 가난하고 사랑받지 못하는 게 가장 좋지 않다.

건강 측면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발견된다. 빈곤 문제를 제외한, 불안정한 어린 시절은 청소년기의 신체, 정신 건강 악화와 관련된다. 간단히 말해, 아이가 건강하고 행복한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돈만큼이나 사랑을 주는 가족이 필요하다.  

어린 시절에 겪는 트라우마가 나쁜 이유는 단순히 자라서 대학을 가지 못하거나 적은 소득을 벌게 돼서가 아니다.  술, 마약에 중독되거나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높아져서도 아니다. 그것이 나쁜 이유는, 아이들이 트라우마를 직접 경험하기 때문이다. 나쁜 경험은 그 자체로 나쁘다. 솔직히 말해, 아이들에게 안정적이 편안한 가정이 미래의 교육적 성취와 직업적인 성공, 범죄율, 중독 등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해도 화목한 가정은 여전히 장려할 가치가 있다. 안전하고 사랑받는 어린 시절은 그 자체로 좋다."

(353-355p)


#산산조각난아이는어떻게자라는가#롭헨더슨#푸른숲#도서출판푸른숲#교육이답이라는거짓말#계층이동을가로막는사치신념#사치신념#계층의사다리에관한가장솔직한보고서#사회일반서#사회학#정치사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