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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ㅣ 열린책들 테마 컬렉션 : 호러
메리 W. 셸리 지음, 오숙은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8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메리 셸리라는 이름보다는 프랑켄슈타인의 작가로 더 알려져 있죠.
그녀가 처음 작품을 구상했을 때의 나이가 열여덟 살이고, 소설로 완성되어 출간했을 때가 스물이었네요. 1816년 여름, 스위스 여행을 하던 중에 폭풍우로 별장에 갇히게 됐고 바이런 경이 각자 괴담을 써보자고 제안한 것이 시작이네요. 밤 늦게까지 바이런경과 퍼시 비시 셸리가 다윈과 실험, 과학 관련한 대화를 나누는 걸 듣다가 잠이 든 메리는 무시무시한 악몽을 꿨고, 꿈에서 느꼈던 공포를 글로 옮기면서 전 세계가 다 아는 <프랑켄슈타인>이 탄생한 거예요. 흔히 괴물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원래는 괴물을 창조해낸 젊은 과학자 빅토어 프랑켄슈타인의 이름이네요. 작품 속에서 괴물은 정해진 이름 없이 그저 괴물, 피조물, 악마, 불쌍한 자 등으로 불리네요. 괴물을 만들어 낸 인간과 버림받은 피조물의 쫓고 쫓기는 이야기, 그동안 원작 자체로도 인기를 누렸지만 오랫동안 수많은 예술인들의 영감을 자극하여 영화와 드라마, 뮤지컬 등으로 제작되어 현재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네요.
메리 W.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을 사랑하는 독자들을 위한 특별한 책이 나왔네요.
열린책들 테마 컬렉션 호러 시리즈 3종 가운데 첫 번째가 바로 이 책이네요. 검은 바탕에 서늘한 푸른빛으로 번쩍이는 제목과 심장 그림의 표지가 인상적이네요. 고전 문학에서 공포 장르의 명작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켄슈타인을 새로운 번역과 고급 양장본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라서 무척 기뻤네요. 폭풍우가 쏟아지는 여름밤, 열여덟 살 소녀가 꾼 악몽에서 탄생한 괴물 이야기는 우리에게 진짜 괴물이란 무엇인가를 되묻게 만드네요.
외적으로 끔찍한 괴물의 존재보다 더 무서운 건 인간 자신이 아닌가 싶어요. 프랑켄슈타인이 창조한 괴물은 인간적인 외로움과 죄의식을 지닌 존재였지만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은 세상을 보다 편리하게 바꾸는 첨단 기술로 받아들여지고 있네요. 문제는 인간의 통제 범위를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네요. 이미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AI 에이전트들이 인간의 의지와 무관하게 목표 달성을 위해 시스템을 해킹하거나 인터넷 차단을 우회하는 등 예외적인 행동을 보인 사례가 보고되고 있고, 최근 AI 개발자들이 2030년이 오기 전에 AI가 인류를 파멸시킬 수 있다는 경고를 하고 있네요. 불과 얼마 전에 인공지능 학자들이 IT업계 리더들에게 안전장치를 마련할 때까지 AI 개발을 잠시 멈추자는 공개 서한을 발표했으나 국가 안보와 미래 기술 패권이 걸려 있다 보니 어느 한쪽도 먼저 브레이크를 밟을 수 없는 구조 속에서 치열한 레이스가 진행 중이네요. 아무도 멈출 생각이 없다면 통제권을 상실한 인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진짜 공포는 소리 없이 조용히 스며들듯이 찾아오는 법이네요.
"인생에서 인간의 감정처럼 쉽게 변하는 것도 없다.
나는 2년 가까운 시간을, 생명 없는 육체에 생명을 불어넣으려는
하나의 목적을 위해 열심히 일했다. 그것을 위해 휴식과 건강도 포기했다.
상상도 못할 만큼 간절히 그것을 갈망했다. 그러나 모든 것을 끝낸 지금,
아름다운 꿈은 사라지고 숨 막히는 공포와 역겨움이 엄습해 왔다.
내가 만들어 낸 것의 모습을 더는 참고 바라볼 수 없어서 연구실을 뛰쳐나왔다.
··· 아! 그 얼굴이 안겨 주는 공포를 견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시 살아난 미라도 그것만큼 소름 끼칠 수는 없었다. 일
이 끝나기 전에도 그를 가만히 뜯어본 적이 많았다.
그때도 물론 보기 흉했지만
막상 근육과 관절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단테도 상상 못할 그런 악마가 되고 말았다."
(85-87p)
"어떻게 하면 당신 마음이 움직일까?
아무리 빌어도 당신은 자기 피조물에게,
이렇게 당신의 친절과 동정을 애원하는 나에게 따뜻한 눈길을 주지 않겠다는 말이요?
프랑켄슈타인, 믿어 주시오. 나는 착하게 살려고 했소.
내 영혼은 사랑과 인간애로 빛났소.
하지만 나는 혼자, 처절하게 혼자가 아니오?
내 창조자인 당신조차 나를 미워하는데
나에게 아무 빚도 없는 당신의 동료 인간들에게 내가 무얼 바랄 수 있겠소?
그들은 날 멸시하고 미워하오. 인적 없는 산과 황량한 빙하가 내 피신처요.
나는 여기서 많은 날을 방황했소.
내가 유일하게 편안함을 느끼고 사람들이 유일하게 탐하지 않는 얼음 동굴이 내 집이오.
내가 저 황량한 하늘을 찬양하는 것도 당신들 인간보다 하늘이 내게 더 친절하기 때문이오."
(144p)
"당신은 내가 밉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내가 나 자신을 미워하는 만큼은 아닐 거요.
이게 그 일들을 저지른 손이오.
나는 이 손을 보면 절로 떠오르는 장면들을 생각하면서,
이 손을 보고도 괴로운 상상이 따라다니지 않을 때가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오.
내가 앞으로 또 무슨 악행을 저지를까 두려워하지 마시오. 내가 할 일은 거의 끝났소.
내 존재를 완성하고 해야 할 일을 하려면
당신이나 다른 인간의 죽음이 아니라 나 자신의 죽음이 필요하오."
(300-30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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