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 ㅣ 창비교육 성장소설 17
연여름 지음 / 창비교육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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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아, 안 돼!"

쫓기다가 거의 잡힐 뻔한 순간에 움찔!

정신을 차려보니 꿈이었네요. 뭔가 긴박했던 것 같은데 눈을 뜨자마자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렸네요. 악몽이라고 하기엔 기분 나쁘지 않은 긴장감이라서 뭔가 액션영화 속에 들어갔다가 나온 느낌이었네요. 신기하게도 잠에서 깨는 순간 내용은 자동삭제되고, '좋다 혹은 나쁘다'라는 느낌만 남더라고요. 이 소설을 읽기 전날에 꿨던 꿈 때문인지, 묘하게 두 세계가 뒤섞여서 그야말로 '꿈' 같은 이야기를 만났네요. 웃긴 건 시작부터 착각을 했다는 거예요. '은수'라는 이름만 보고 제멋대로 여자라고 상상하니까, 자연스럽게 은수를 찾아낸 '영소'는 남자일 거라고 지레짐작했는데, 정반대였네요.

《페퍼》는 연여름 작가의 첫 청소년 장편소설이라고 하네요.

주인공 은수와 영소는 열여덟 살, 둘 다 학교를 다니지 않네요. 학교 밖 아이들의 이야기인가 싶을 텐데, 약간의 부연 설명이 필요하네요. 두 아이의 상황은 완전히 다르면서도 굉장히 비슷한 면이 있거든요. 할머니의 죽음으로 혼자 남겨진 은수는 학교에 가는 대신 뚜벅이 배달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고, 영소는 할머니 태인과 살고 있지만 실제 혈연 사이는 아니고 계약으로 맺어져 있는데 엄청난 비밀을 품고 있네요.

재채기, 외로움, 재즈 ··· 은수와 영소를 이어주는 키워드네요.

운석우 폭발로 두 아이가 살고 있는 운경시가 무너지면서 도시 전체가 재와 먼지구름으로 뒤덮히고 많은 사람들이 건물과 함께 매몰되는데요. 태양이 사라진 어둠의 도시에 나타난 뜻밖의 존재들, 이건 영소의 비밀과 관련된 것이라서 입을 꾹 다물 수밖에 없네요. 은수가 그랬듯이, 기다리고 있으면 영소가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줄 거예요. 어제까지는 생판 모르는 남남이었지만 우연히 서로를 발견하고,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이 놀라울 정도로 몰입이 되었네요. 후추 냄새에 재채기가 바로 터지는 타입이라면, 판타지 영화 같은 꿈을 꾼 적이 있다면, 자신만의 플레이리스트가 있다면, 조금은 외롭다고 느낀다면... 두 친구의 재즈 선율 같은 이야기에 빠져들 거라고 확신하네요. 은수와 영소가 가장 좋아하는 재즈 곡 「Your Sneeze」 처럼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주는, 특별한 이야기였네요.


"··· 지금은 내 친구들이 불러 주는 이름을 조금 더 들을래요."

태인이 부르는 내 이름, 은수가 부르는 내 이름, 

도경이 부르는 내 이름, 서아가 부르는 내 이름, 대곤이 부르는 내 이름.

뭐랄까. 

수많은 가수들이 부른 「Your Sneeze」를 하나 하나 아끼듯, 

이 기적을 매일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었다.

헤마의 삶이 얼마나 길든, 이 시간은 결코 다시 오지 않으니까.

(260-26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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