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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는 부처님 - 오타쿠의 방구석 불교 탐구 생활
비구니연습생(계소영) 지음 / 불광출판사 / 2026년 7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반가웠네요. 세상 수많은 덕후들 중에 불교덕후를 만나다니, 이것도 인연이겠죠.
요근래에 뭔가를 미친듯이 좋아하며 파고드는 오타쿠, 덕후의 마음 그 자체에 끌렸거든요.
'최애'란 말도 과거에는 애니메이션 팬덤 용어였는데 이제는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쓰이면서, 자연스럽게 "내 최애는 말이야..."라고 말하게 됐네요. 근데 이 책을 보고서야 '아하!' 무릎을 쳤네요. 왜 이걸 생각 못했을까, 하고 말이에요.
《최애는 부처님》는 자칭 비구니연습생 계소영 님의 '방구석 불교 탐구 생활'을 담아낸 책이네요.
저자는 불교미술을 전공하여 불화를 그리는 1998년생 애니메이션 덕후인데 대학원에 진학하고 유튜브 채널을 시작할 때 별 고민 없이 '비구니연습생'이라는 이름을 가져왔고, 어느새 진짜 연습생의 마음으로 불교 콘텐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로서 활동 중이라고 하네요. 대학 졸업 작품을 하면서 처음으로 수행자적 자아가 눈을 떴고 스스로를 진정 수행자로 여기게 됐는데, 이는 불교미술, 즉 불화 전공 학생이라면 다들 겪는 비슷한 과정이라고 하네요. 자신이 그려온 대상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제대로 그렸다고 할 수 없을 거예요. 졸업 작품 속 주인공으로 중생 구제를 상징하는 지장보살을 선택했는데 수행자로서 자신의 자아를 마음껏 투영하는 계기였고 그 과정에서 절로 불심을 갖게 되었다고 하니,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입덕기를 거쳐 불교 덕후로 자리매김을 했네요.
"그게 왜 좋아?"
예전에는 오타쿠, 덕후에게 묻지 말아야 할 질문이었는데, 이 책은 자발적으로 무엇이 좋은지, 굉장히 신나서 소개하는 느낌이네요. 불교에 대해 딱히 관심이 없는 사람들조차도 "뭔데?"라는 호기심을 품게 만드네요. '무엇이든 물어보살'에서는 시시콜콜 불교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알려주고, 애니를 좋아하는 MZ 세대답게 <귀멸의 칼날>, <주술회전>, <체인소 맨 ; 레제편>, <원피스>, <나루토> 작품을 불교적 사유로 풀어낸 흥미로운 분석을 통해 덕후력을 확실하게 보여주네요. 쉽고 재미있게 술술 읽히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들은 결코 가볍지 않네요.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디면서 스스로를 강하게 단련할 수 있는 것이 불교 수행이기에 저는 이미 입덕 초기를 지나고 있네요. 또한 불교미술 분야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어서 기쁘네요.
"'무한성편'의 핵심 악역 중 하나이자 혈귀 서열 2위인 도우마는 굉장히 흥미로운 캐릭터다. 불교미술 전공자의 시선으로 보면, 이 캐릭터는 대놓고 아미타불을 모티브로 한 듯 보였다. 외형만 닮은 수준이 아니다. 도우마가 머무는 공간 잦체가 아미타불이 있는 세계를 숨기지 않고 보여 준다. 그 공간은 불화 가운데 하나인 '아미타극락구품도'의 구성을 강하게 떠올리게 만든다. 아미타극락구품도는 아미타불이 다스리는 극락정토 세계를 묘사한 그림이다. ··· 아미타 신앙의 핵심은 '어떤 중생도 버리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귀멸의 칼날>은 이 구조를 굉장히 비틀어 사용한다. ··· 극락 부처를 닮은 캐릭터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다는 건, 작가가 의도적으로 불교적 구원 자체를 뒤틀고 있다는 뜻처럼 보인다. ··· <귀멸의 칼날 : 무한열차편>이 인간의 존엄과 의지를 이야기했다면, '무한성편'은 훨씬 더 깊은 질문을 던진다. 인간은 생로병사의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그리고 인간은 정말 인간을 초월할 수 있는가?"
(129-134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