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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날들은 사라졌고
수잰 레드펀 지음, 김마림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7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하루 아침에 벼락스타가 된다면 행복할까요.
수잔 레드펀 작가의 장편소설 《평범한 날들은 사라졌고》는 행운과 행복 사이를 헤매는 가족 이야기네요. 주인공 페이는 세 아이의 엄마예요. 션이라는 남자는 구제불능, 남편으로서도 꽝, 아이들 아빠로서도 자격미달이네요. 열아홉에 에밀리를 임신해서 션과 결혼했고, 3년 후 탐을 임신했고, 그리고 또 4년 후 몰리가 태어났는데 션은 출장을 자주 떠나기 시작하더니 다섯 달 전부터는 아예 돌아오지 않네요. 밖으로만 도는, 허울뿐인 남편이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안하겠다고 떠난 거예요. 시작은 하루 아침에 싱글 맘이 되어 막막하고 절망에 빠진 페이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어요. 누군가는 그녀가 엄마로서 자격이 없다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세상에 완벽한 엄마가 어디있겠어요. 적어도 그녀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어 하는 마음을 지녔고, 세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안간힘 쓰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사람이네요. 아이들을 사랑하지만 현실과 욕망 사이에서 흔들리는 그녀를 보면서 아슬아슬, 그야말로 할리우드 가족 드라마네요.
이 소설에서 하루 아침에 스타가 된 사람은 막내딸 몰리예요. 유난히 큰 눈의 귀염둥이 네 살 몰리가 우연한 계기로 오디션을 통과하여 스타가 되면서 온 가족이 할리우드 세계로 들어가 벌어지는 이야기네요. 무책임한 남편에게 버림받고 살 길이 막막했던 페리에게 막내딸 몰리의 우연한 성공은 행운이지만 그로 인해 얻게 된 부와 명성이 모두를 행복하게 만든 건 아니었네요. 할리우드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서게 된 몰리, 점점 유명해질수록 몰리와 페이 주변에 얽히는 인물들과의 복잡미묘한 문제들이 터지네요. 방송 연예 분야는 잘 모르지만 아역 배우들이 겪는 어려움들에 대해서 조금 들은 적이 있는데, 할리우드 세계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실화는 아니지만 그럴 법한 상황들을 통해 아역 스타와 가족들의 속사정을 짐작하게 만드네요. 안타깝게도 엄마 페이는 갑자기 찾아온 행운에 도취되어 중요한 걸 놓치고 있었네요. 다행스러운 점은 그녀가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고 뒤늦게나마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나섰다는 점일 거예요. 션의 존재는, 소설만이 아닌 현실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 문제적 인간이라서 언급하기도 싫지만 확실한 경고 효과는 있었네요. 감언이설에 속지 말 것, 한 번 실수는 넘어가도 반복되는 건 의도라는 것, 마음이 알려주는 경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 얽힌 관계는 풀려고 애쓰기보다는 단호히 끊어낼 것.
사람들은 종종 평범한 날보다는 뭔가 특별한 날을 원하고, 일상의 소소한 행복보다는 강력한 행복을 바라는데, 이 소설을 읽다 보면 결국 평범한 일상의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되네요. 행운과 행복 사이의 줄다리기, 무엇을 잡을 것인가, 망설일 이유가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