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듣는 사람들
조던 태너힐 지음, 김산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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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한밤중에는 작은 소리도 굉장히 크게 느껴져요.

워낙 일상 소음에 익숙해져서 의식하지 못하다가 고요한 밤시간에 유독 소리에 민감해지는 것 같아요.

만약 남들이 듣지 못하는 소리가 지속적으로 계속 들린다면 어떨까요. 소음 공해, 아니 고문처럼 느껴질 것 같아요. 소리는 보이지 않으니까, 누군가에게 들린다는 소리가 나에겐 들리지 않는다면 상대가 청력이 뛰어나거나 혹은 환청을 듣는다고 생각하겠죠. 어느 쪽이든 서로에게 공감할 수 없다는 건 슬픈 일이네요.

조던 태너힐 작가의 장편소설 《소리를 듣는 사람들》은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들려주네요.

주인공 클레어는 세쿼이아 크레센트에서 일어난 비극적 사건의 전말을 밝히기 위해 이 책을 썼다면서 자신은 희생자도 아니고, 악당도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요. 문득 영화 <호프>에서 여자 경찰의 대사가 떠올랐네요. "아무리 괴물이라도 이럴 수는 없는 거예요."

이 소설에선 괴물은 등장하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강력한 '소리'가 존재하네요. 어느 날 갑자기 클레어는 아주 낮게 웅웅거리는 소리를 들었고, 함께 있던 남편 폴에게 물었더니 그는 안 들린다고 했어요. 딸 애슐리도 듣지 못했고, 자신이 가르치는 고등학교 학생들에게도 소리에 대해 말했다가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네요. 아무도 못 듣는 소리를 혼자만 듣는 것도 황당하지만 한 번 시작된 소리가 끊임없이 들리기 시작하면서 일상 생활이 어려워졌네요. 특히 밤에는 소리 때문에 잠들 수 없었고 학교 수업도 집중하기가 힘들어진 거예요. 병원에 가도 딱히 방법을 찾지 못한 채 괴로워하던 그녀에게 수업을 듣는 학생 카일이 다가와 자신도 똑같이 소리가 들린다면서, 소리를 듣는 사람들의 모임이 있다는 걸 알려주네요.

도대체 소리의 정체는 무엇인지, 왜 특정 사람들에게만 들리는지, 그것이 궁금했는데 점차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가면서 클레어의 삶이 흔들리는 과정을 보여주네요. 단지 소리 때문에 이런 혼란과 비극이 벌어진다는 게 너무 충격적이네요. 사람들의 오해와 편견이 얼마나 쉽게 음모를 만들어내는가를 확인한 것 같아요. 하지만 당사자가 아닌 이상 누구라도 오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솔직히 그 점을 그녀 자신도 잘 알고 있네요.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허점이 아닐까 싶어요. 진실은 늘 멀리, 아득한 곳에 있다는 것. 미스터리한 소음의 정체보다 더 중요한 건 따로 있네요. 클레어가 말하고 싶었던 건 바로... 당신은 어떤가요.

"··· 여러분이 완전한 진실을 알고 싶다면, 그런 밈 속의 짧은 문구보다는 더 깊게 들여다봐야 한다.

아직도 내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것은 어떻게 그렇게 작고 무해한 무언가가 내 삶을 통째로 뒤흔들 수 있었냐는 것이다.

어떻게 그 모든 자기 성찰과 초월과 파괴가 거의 감지할 수도 없는 낮은 소리에서 시작될 수 있었는지."

(12p)

"··· 진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 내가 말했다. 의견만 있을 뿐이지.

그는 진실이 존재했던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과학과 법률에 의해 증명된 객관적 사실이라는 개념도 사실은 최근 발명된 거라고. 우리가 천 년 동안 알고 있었던 것은 예감과 충동과 의견이 전부였어요, 그가 말했다. 그게 우리의 진정한 본성이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겠어요.

이러한 음모론적 사고는 여러 번의 모임 가운데 단 몇 차례만 고개를 내밀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할 것 같다."

(23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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