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성철·법정 스님의 무소유 잠언집 - 스페셜 아포리즘, 법정 스님이 옮긴 <진리의 말씀> 법구 108경 수록
김세중 편저 / 스타북스 / 2026년 7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말이 많아지면 내면을 들여다보는 사유의 시간이 줄어들어요.
생각이 얕아지면 행동에서 드러나고, 실수할 일이 많아지더라고요.
그래서 스스로 말을 줄여보자고 의식을 했더니 '침묵'이 얼마나 어려운 수행인가를 새삼 깨닫게 됐네요.
막연하게 뭔가를 하기보다는 분명한 기준이 필요하고, 마음에 관한 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마음 다스림'을 위한 책을 찾았네요.
《성철 법정 스님의 무소유 잠언집》은 한국 불교의 두 거목인 성철 스님과 법정 스님의 발자취와 말씀에서 우러나오는 삶의 지혜를 담아낸 책이네요.
이 책은 법정 스님의 '무소유'와 성철 스님의 '무심'을 중심으로 참된 행복을 얻을 수 있는 삶의 지혜를 소개하고 있어요.
무소유의 길, 인연, 침묵, 명상, 마음, 지혜, 자유, 사랑, 행복, 무소유의 삶이라는 열 가지 주제에 해당하는 이야기와 두 스님의 가르침을 만날 수 있네요. '침묵'에 대해서 법정 스님은 몸소 말수가 적은 삶을 살아가시면서 무언의 위대한 힘을 보여주셨는데 스님이 설법하신 침묵은 비겁하게 숨어서 입을 닫어버리는 영혼의 도피가 아니라 가장 당당하고 참된 불호령을 터뜨리기 위한 축적의 시간이었네요. 스님이 경계하신 '비겁한 침묵'은 정의와 도리 앞에서 책임을 져야 할 지식인들이 자신의 안위를 위해 비굴하게 입을 닫아버리는 위선이네요. 세상의 권력에 거리낄 게 없는 맑은 영혼의 소유자만이 세상을 향해 당당하고 푸른 말을 거침없이 터뜨릴 수 있다고 하셨네요. '아는 말'은 상대도 다 알고 있는 얄팍한 잔소리나 지식의 부스러기이고, '느끼는 말'은 영혼의 샘물에서 길어 올려 듣는 이의 가슴속에 진한 감동과 변화를 일으키는 참된 울림이니, 말을 아끼고 절제하여 맑은 생각과 영혼으로 소통해야 진정 아름다운 소통을 할 수 있다고 알려주시네요.
성철 스님은 선방에서 정진하는 스님들에게 '벙어리같이 지내며 세상의 잡담을 절대 하지 말라'는 시퍼런 호통을 치셨다고 해요. 우리가 무심코 내뱉는 말 한마디는 수행을 가로막는 가장 무서운 장애물이며, 선방에 앉아 쓸데없는 세상 이야기를 주고받는 행동은 하루 동안 온 영혼을 불태워 모아놓은 참선의 공덕을 한순간에 산산조각 깨뜨리는 죄악이므로 가볍게 입을 여는 순간 내면에서 자라던 부처님의 불성이 단칼에 끊어진다고 경계하셨네요. 수행자의 대화는 오직 부처님의 법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거나 거룩한 침묵을 지켜야 한다고 알려주시네요. 입을 닫는 묵언이라는 엄격한 브레이크를 통해 맑고 평화로운 우주 본연의 마음에 이를 수 있다고 하네요. 시끄러운 세상에서 마구 떠들어대는 것이 잘난 것인 줄 알았던 어리석음을 깨우쳐주는 말씀이었네요. 마지막 부분에 스페셜 아포리즘, '법정 스님이 옮김 <진리의 말씀> 법구 108경'은 읽는 것뿐 아니라 필사하면서 마음에 새겨야 할 것 같아요.
"법정 스님은 평소 당신의 맑은 영혼의 숨결을 고스란히 담아 내어 온 국민의 가슴을 울렸던 명법문집 『산에는 꽃이 피네』의 본문 구절을 통해 우리 현대인들이 내면의 참나를 찾기 위해 매일 새벽 어떻게 목숨 걸고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 다음과 같은 폐부를 찌르는 영혼의 지침을 전해주신 바 있습니다. ㅡ 현대인들이여, 남들의 시선과 세상의 댓글에 귀를 기울이며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당장 오늘 밤 방 안의 불을 끄고 앉아 '과연 이 껍데기 육신 속에 숨어있는 진짜 나는 누구인가 (이 뭐꼬)?' 하고 스스로의 영혼을 향해 서슬 푸르게 물어야 마땅하다. 내 눈을 가리고 있던 세상의 온갖 가식과 오만의 두터운 화장 비늘이 단 한꺼풀도 남지 않고 완전히 벗겨져 내려 내 내면의 가장 정직하고 눈물겨운 진짜 '속 얼굴'이 거울처럼 투명하게 드러나 보일 때까지 묻고 묻고 또 물어야 마땅하다. ··· 우주를 구원할 최고의 찬란한 해답은 결코 다른 낯선 이가 책으로 건네주는 지식이 아니며 오직 네가 던진 그 정직하고 처절한 '물음의 깊이 그 자체' 속에 이미 고스란히 들어있기 때문이다."
(224-225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