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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사 - 거미는 움직이지 않는다
최윤석 지음 / 팩토리나인 / 2026년 7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죠.
우리가 누군가에게 기대를 한다는 건 그만큼의 믿음이 있기 때문인데, 세상은 야속하게도 종종 그 믿음을 깨뜨리고 마네요.
그럴 때 우리는, 변할 수밖에 없는 거죠. 하지만 이 소설은 기대 이상으로 치명적인 복수극을 보여주고 있네요.
《파우사 : 거미는 움직이지 않는다》는 최윤석 작가의 장편소설로 평범한 인간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심리 스릴러 복수극이네요.
주인공 명관은 사랑하는 아들 준우밖에 모르는 바보 같은 아빠예요. 준우가 스타 축구선수 최강민처럼 되기를 꿈꾸며 강민을 동경하다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게 되는데요. 이 부분은 정말 안타깝고 속상했네요. 누구를 탓하기 전에 스스로를 돌아봤더라면... 선의가 악의로 바뀌는 순간 지옥 문이 열렸다고 봐야겠네요. 살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있잖아요. 중요한 건 타협해서는 안 되는 것들이 있다는 거예요. 나름 객관적이라고 우기지만 대부분은 믿고 싶은 걸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하니까 진실을 외면하게 되고, 뒤늦게 후회하는 일들이 생기네요.
거미는 움직이지 않는다,라는 부제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곤충의 세계에서 거미는 생존을 위해 거미줄을 쳤을 뿐이고, 거기에 걸려든 벌레들은 먹이가 되는 것이 자연의 순리겠지만 인간의 세계에서는 생존만큼이나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걸 잊으면 안 될 것 같아요. 그러니 누가 더 나쁜지 가르는 건 별 의미가 없을 것 같고, 받은 만큼 돌려주는 인과응보의 전개는 후련한 부분이 있네요. 죄를 짓고도 벌을 받지 않으면 본인이 잘못한 줄도 모르는 뻔뻔한 인간들에게 전하는 따끔한 교훈이네요. 나약하면서도 지독한 인간 내면의 모순으로 빚어낸 생존 욕망 스릴러, 완전 서늘했네요.
"아빠, 도대체 왜 저러는 거야?
"저건 '파우사 PAUSA'라는 거야."
"파우사?"
"응, 파우사. 스페인어로 멈춘다는 뜻인데, 바로 패스하지 않고 기다리면서 상대가 더 끌려오게 만드는 전술이야.
그럼 수비라인이 조금씩 벌어지거든. 그 틈으로 훨씬 위험한 패스를 넣는 거지."
(13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