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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걷다 - 우리땅걷기 도반들의 종횡무진 ‘걷기’ 이야기
신정일과 우리땅걷기 도반들 지음 / 창해 / 2026년 6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나, 사랑해?"
"그럼, 사랑하지."
"근데, 왜 표현을 안 해?"
연인끼리의 대화, 뜬금없지만 이런 장면이 먼저 떠올랐네요.
우리나라, 우리 땅을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아무것도 한 게 없더라고요. 무심했던 나와는 달리 40년간 꾸준히 국토 사랑의 여정을 이어가며 우리땅걷기의 선한 영향력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국토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이들이 있었네요.
《대한민국을 걷다》는 1985년 황토현문화연구소(약칭 '황문연')부터 시작해 2005년 사단법인 우리땅걷기로 이어져 오늘에 이른 우리땅걷기 40년의 발자취를 담아낸 책이라고 하네요. 우리땅걷기를 40년 동안 이끌었던 신정일 대표가 40년을 회고하며 함께했던 20명의 도반들을 직접 인터뷰해 우리땅걷기 도반들이 직접 체험한 생생한 '걷기'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네요.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 그 말이 맞을 때가 있다. 1985년 12월, 제5공화국의 엄혹했던 전두환 정권 말기에 '참문화가 참세상을 만든다'는 기치를 내걸고 전주의 '당신들의 천국'에서 <황토현문화연구소>가 발족했다. 그다음 해인 1986년 3월 <섬진강>을 발표하며 등단한 김용택 시인을 초청하여 <시인과의 대화>를 시작한 뒤 김준태, 안도현, 백학기 등을 초청하여 문화운동의 지평을 열었다. 그 뒤 1986년 여름시인캠프를 개최했고, 동학기행과 이청준, 양귀자 등 소설가들의 문학의 현장을 찾아 문학기행을 떠났다. 수많은 문화운동을 펼친 뒤 '대한민국 10대 강 도보 답사'와 영남대로, 삼남대로, 관동대로 등 우리나라 옛길을 답사한 뒤, 2005년에 사단법인 <우리땅걷기>를 발족하여 대한민국에 걷기 문화의 불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7p)
사실 처음 소개글을 읽을 때는 감탄과 동시에 '이 좋은 걸 나만 몰랐나?' 싶더라고요. 지난 40년간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두 발로 걸으며 기록한 '길 위의 인문학' 덕분에 우리땅, 우리 문화를 새롭게 알아가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걷기', '순례길' 하면 산티아고 길을 가야 하는 줄 알았는데 해파랑길, 변산 마실길, 소백산 자락길, 제주 올레길 등 아름다운 우리 길들이 있었네요. 그러다가 문득 '걷는다는 것'의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했구나라는 자각을 했네요. 그들처럼 걸어본 적이 없으니 말이에요. 이십대 시절에 우리땅걷기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너무 고생을 해서 그 뒤로는 아예 엄두를 내지 못했거든요. 편한 길만을 선택하며 살다 보니 중요한 것을 보지 못했던 것 같아요. 인생과도 같은 길... 느린 걸음으로 걸어야만 보고 느낄 수 있는 것들,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금수강산의 재발견이 아닌가 싶네요.
신정일 대표는 "산천을 걷는 것은 좋은 책을 읽는 것이다." (426p)라면서 "나는 걸으면서 상쾌함보다 우울함을 더 즐기지만 내가 살아 있다는 것, 내 삶이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느낀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내 정신이 자꾸 새롭게 변화하는 것을 느끼면서 즐기고 즐긴 그만큼 고통스럽다. 왜냐하면 세상이란 항상 반반이니까? 나를 아는 지름길이자, 내가 국토를 아는 지름길이다." (427p)라고 했는데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네요. 혼자가 아니라 함께 걸으면서 만들어간 길, 그 길에 담긴 진정한 마음을 만나는 시간이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