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나다운 공간에서 살고 싶다
오승욱 지음 / 다산초당 / 2026년 6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볼품없던 땅이 건축물 하나로 멋지게 탈바꿈한 사례를 보면서 건축의 매력을 느꼈네요.
아직 건축주로서 원하는 집을 지어 본 경험은 없지만 나름의 계획을 세우며 꿈을 키우고 있네요. 그래서 본인만의 개성으로 새롭게 지었거나 고쳐 지은 주택들을 소개하는 EBS 프로그램을 즐겨보고 있는데, 집 짓기가 단순한 건축이 아니라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담아내는 과정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되었네요. 어떤 집에서 살고 싶냐는 질문은, 결국 어떤 사람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싶냐는 물음과 다르지 않더라고요.
《나는 나다운 공간에서 살고 싶다》는 오승욱 공간 디자이너의 책이네요.
저자가 하는 일은 머무는 공간이 불편해 찾아온 사람들과 심층 상담을 진행하여 편안한 공간으로 바꾸는 작업이라고 하네요. 수많은 상담과 작업을 통해 얻은 결론은 '나다운 공간'이야말로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핵심 요소라는 거예요. 젊은 시절에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나답게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붙잡고 있었는데, 사람은 자기 자신으로 살 때 가장 강해지고, 가장 편안해지고, 가장 충만해진다는 것을 몸으로 알게 되었고, 그때 떠오른 단어가 '무아無我"였다고 해요. '무아지경'의 '무아'로 뭔가에 몰입하여 나라는 존재조차 잊는 순간이 오히려 '나'가 더 또렷해지는 순간이라고 이해했고, 사람이 자기 자신에게 가장 가까워지는 순간을 담아내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회사 이름을 '무아공간'이라고 지었다고 하네요. "누구나 나다운 공간에서 살아야 한다." 라는 저자의 철학에 깊이 공감하네요.
대한민국에서 집이란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오랜 시간 동안 가장 확실한 재테크 수단이자 부의 척도로 인식되어 왔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진짜 집'의 의미를 되찾은 것 같아요. 부동산 시세나 건물의 형태로 따지는 집이 아니라 '나'를 중심에 둔 공간으로 바라보게 되었네요. 삶을 담아내는 그릇으로서의 집을 생각하니 그동안 공간의 문제로 여겼던 것들이 '나'의 문제에서 비롯되었다는 걸 깨닫게 되네요.
이 책에서는 '나다운 공간에서 살자'라는 목표를 모두가 이룰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해주네요. 집을 바라보는 마인드셋부터 나다운 공간의 기준, 나다운 공간을 만드는 방법, 비싼 시공을 하지 않아도 일상에서 쉽게 해볼 수 있는 무아공간의 노하우까지 나다운 공간의 비밀들을 얻을 수 있네요. 건축 이야기인 줄 알았더니 가장 나다운 '나'를 발견하고 나다운 공간으로 바꾸는 지혜가 담긴 삶의 이야기였네요.
"공간을 설계한다는 건 사람을 읽는 일입니다.
그리고 사람을 읽는다는 건 그 사람이 쌓아온 시간과 욕망, 태도가
어떻게 정렬되어 있는지를 보는 일입니다.
사람에게는 늘 작은 단서가 있고, 그 단서들이 퍼즐처럼 맞물릴 때
비로소 좋은 공간이 태어난다고 저는 믿습니다."
(65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