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제로데시벨 - The Last Zero Decibel
최설도 지음 / 잉크한방울 / 202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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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한달 넘게 공사 소음에 시달리고 있네요.

위잉 드르륵, 시끄러운 소리뿐만이 아니라 땅이 울리는 진동까지 콤보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근래에 뇌과학자가 쓴 책을 보니, 유럽에서는 매년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소음 공해에 장기간 노출된 탓에 조기 사망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며, 소음의 폐해가 엄청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네요. 국내의 경우는 주거 밀집도가 높은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 거주 비율이 높다 보니 층간소음으로인한 갈등이 물리적 폭력이나 살인 등의 강력범죄로 이어지고 있으니, 그야말로 소음이 사람을 죽이는 세상이 되었네요. 앞서 읽었던 책에서 소음의 폐해보다 더 놀라웠던 사실은 전체가 방음 패널로 된 방음실 혹은 무향실의 체험을 통해 완전한 침묵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점이네요.

"완벽한 침묵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들을 준비가 되지 않았을 뿐."

(5p)

최설도 작가의 장편소설 《마지막 제로데시벨》의 첫 장에 적힌 문구네요.

소설의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로데시벨 '0 dB'이네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상태지만 절대적인 '0'이 아니라 사람의 귀로는 거의 들을 수 없는 고요한 상태를 의미하네요. 보통 소음과 위험을 연결지어 생각하게 되는데, 이 소설은 너무나 조용해서 더 불길한 집을 배경으로 아랫집 남자의 일상을 몰래 엿듣는 윗집 남자의 이야기를 들려주네요. 극도의 고요함이 주는 숨 막히는 긴장과 공포를 주는 이야기네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층간소음 갈등과는 완전히 다르면서도, 위아래로 연결된 주거 공간에서 '소리'에 초점을 맞춘 치밀하고 섬뜩한 심리 스릴러가 펼쳐진다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았네요. '소리'와 '침묵'을 통해 인간 내면의 어두운 심리를 절묘하게 묘사한 부분이 압권이었네요. 불안과 광기를 자극하는 소리와 이를 듣고도 침묵하는... 그들이 숨기고 있는 진실이 무엇인지 추적해가는 묘미가 있네요. 현실 세계에서 완벽한 침묵은 존재하지 않듯이, 끝까지 추적하는 한 완전 범죄란 있을 수 없네요. 그래서 끝나도 끝나지 않은, 반전과 충격의 심리 스릴러를 만날 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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