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혼자 울지 않는다 - 감정의 소용돌이를 다독이는 뇌과학의 위로
송주현 지음 / 어바웃어북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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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사소한 말 한마디에 버럭 화가 날 때가 있어요.

평소에는 그냥 넘겼던 말이 왜 그때 그 순간에는 그토록 참기 힘들었는지 모르겠어요. 이 나이에 감정 조절도 못하다니, 스스로를 탓하며 위축되어 있었는데, 원인은 의지 부족이나 약한 멘탈 때문이 아니라 몸의 신호를 읽지 못해서 벌어진 문제였네요.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뇌의 작동 원리를 살펴봐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책이 나왔네요.

《뇌는 혼자 울지 않는다》는 뇌과학자 송주현 교수의 책이네요.

'감정의 소용돌이를 다독이는 뇌과학의 위로'라는 부제를 보면서 매우 공감했네요. 최신 뇌과학을 통해 밝혀진 사실들이 진짜 위로가 되었거든요. 내 몸 어디에서 울고 있었는지, 그동안 감정에 휘둘려서 자책하며 상처받은 마음을 돌아보고 어루만지는 시간이 되었네요.

저자는 우리가 감정이라고 불렀던 것들의 실체는 멘탈이 아니라 몸과 뇌과 함께 만들어낸 생존을 위한 신호라고 설명하네요. 본인도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쓸리는 이유는 뇌가 몸에서 올라오는 신호를 정확히 읽지 못해서라는 거예요. 몸의 신호를 해석하는 능력인 내부감각 문해력이 떨어지면 극심한 피로를 우울로 착각하고, 공복을 타인을 향한 분노로 오인하며, 요동치는 심장 박동을 막연한 불안으로 오역한다는 거예요.

이 책은 나도 모르는 내 마음, 흔들리는 감정의 비밀을 최신 신경과학, 뇌과학 지식으로 풀어내고 있네요. 딱딱한 이론 수업이 아닌 말랑말랑 적절한 비유와 친절한 설명 덕분에 뇌와 감정의 메커니즘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몸과 뇌를 잇는 긴밀한 소통 방식에 대해 알아갈수록,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에서 유미의 감정을 조절하는 '사랑 세포', '불안 세포', '이성 세포'들이 머릿속 마을에서 동분서주하는 장면들이 떠올랐네요. 내 안에도 유미의 세포들처럼 나를 지키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세포들이 있다고 상상하니, 내 몸의 다정한 보호자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네요. 저자의 조언대로 푹 자고, 제대로 먹고, 척추를 곧게 펴며 깊게 숨 쉬는 물리적 행위들, 그리고 눈물과 떨림, 한숨을 기꺼이 허락하는 일, 생체 리듬을 되돌리는 루틴으로 내 몸의 질서를 찾는 노력을 해야겠네요. 혼자 울지 않는 뇌처럼 우리도 서로 연결되어 함께 나아가는 존재임을 잊으면 안 될 것 같네요.


"감정은 뇌의 한 부위가 단독으로 만들어내는 산물이 아니라,

몸 전체에서 올라오는 수많은 신호를 뇌가 수집하고 의미를 부여해 엮어낸 하나의 '편집본'에 가깝다. 뇌는 결코 혼자 울지 않는다.

우리가 시각, 청각, 촉각으로 세상을 탐색하듯 

내부감각은 몸속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감지하는 레이더다.

심박, 호흡, 위장의 움직임, 근육의 긴장도, 혈중 산소 농도, 체온 변화 같은 몸 내부의 모든 상황은 이 감각 시스템을 통해 뇌로 전달된다.

비유하자면, 우리 몸속의 장기들은 각각 뇌에 실시간 리포트를 보내는 '현장 기자'다. 

심장은 혈액 순환 상태를, 장은 소화 진행 상황을, 폐는 산소 수급 상황을, 근육은 긴장도를 끊임없이 뇌에 실시간으로 보고한다. 뇌는 각종 장기에서 들어오는 이러한 리포트를 종합해 오늘자 '기분'이라는 헤드라인을 뽑아내는 '편집장'이다. ··· 흥미로운 점은 위장의 리듬이 뇌이 신경 활동 변화보다 시간상으로 약간 앞선다는 것이다. 위장의 리듬이 뇌의 활동 타이밍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분명한 것은 뇌가 결코 혼자 박자를 맞추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뇌는 장기들의 리듬에 끊임없이 귀 기울인다. 직감은 이성적 놀리보다 한발 앞서 도착하는 몸의 보고서다." (17-20p)


"우리의 뇌는 두개골이라는 어두운 상자 속에 갇혀 있지만, 아래에서 올라오는 세 개의 메트로놈 소리에 맞춰 끊임없이 세상을 해석하는 '시간적 틀'을 구성한다. 가장 빠른 메트로놈은 '심장(약 1Hz)'이다. 심장은 1초에 한 번씩 뛰며 뇌의 감각 문을 정교하게 여닫는다. 중간 메트로놈은 '호흡(약 0.25Hz)'이다. 폐는 약 4초 주기로 인지와 감정의 모드를 전환하는 스위치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행위 자체가 세상을 받아들이고 내면을 가라앉히는 4초 주기의 감정 호흡인 셈이다. 가장 느린 메트로놈은 '위장(약 0.05Hz)'이다. 위장은 약 20초에 한 번씩 '나'라는 존재의 톤을 결정하는 묵직한 배경음과 같다. 이 세 가지 리듬은 각기 다른 주기로 동시에 작동하며 우리의 '현재'를 형성한다. 이를 기상 현상에 비유하자면 이렇다. 위장 리듬은 하루의 날씨를 근본적으로 결정하는 묵직한 '대기압', 호흡 리듬은 시시각각 방향을 바꾸어 불어오는 '바람', 그리고 심장 리듬은 그 바람에 따라 쉴 새 없이 흔들리는 '나뭇잎'이다. 세 개의 메트로놈이 이루는 완벽한 합주, 그것이 바로 우리가 흔히 '마음의 평화'라고 부르는 감정의 생물학적 실체다." (212-21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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