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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달링
요한나 판 베인 지음, 심연희 옮김 / 문학수첩 / 2026년 6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제목과는 너무나 다른 분위기의 표지를 보면서 짐작했네요.
요한나 판 베인의 장편소설 《마이 달링》은 고딕 퀴어 호러 로맨스 소설이네요.
첫 장면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네요. "어머니와 함께했던 강령회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었다. 집 앞쪽 작은 방, 짙은 색 벨벳 천으로 덮인 탁자에 우리는 둘러앉아 손을 맞잡았다. 그러니까 의뢰인들과 어머니와 내가, 방 안은 불을 다 끄고 싸구려 촛불만 켜두었다." (9p)
주인공 로스는 혼령과 깊게 얽히며 살인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이후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정신과 의사와 상담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어요.
진짜 혼령의 존재가 있는지, 그녀가 느끼는 것은 사실일까라는 의구심을 들게 만드네요. 어쩌면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녀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감정의 실체가 아닌가 싶어요. 어린 시절에 학대받으며 자란 로스는 죽은 자와 소통하는 영매로 살아왔어요. 어머니의 통제와 억압 속에서 로스는 히스테리 병력을 가진 인물로 취급받지만 살인 사건이 발생하면서 엄청난 혼란을 겪게 되는데, 여기에 아흐네스의 존재가 로스의 자아를 흔드는 결정적 요인이 되네요. 헝겊인형 트루디와 끔찍한 모습의 혼령 루트를 친구로 둔 로스였으니 아흐네스와의 관계가 얼마나 놀라웠을지, 혼령이 아닌 인간과 이토록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을 거예요.
"조심해야 해, 로스. 그러면 위험해. 다른 이에게 모든 걸 다 주려 하면 안 돼. 그러다 언젠가 네가 간직해야 할 것까지 줘버렸다는 걸 깨달을 수도 있어. 인간으로 살아남으려면 우리 속 어떤 부분은 반드시 건드리지 말고 둬야 해." (87p)
죽은 이에 대한 사랑과 집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그 과정을 지켜보는 묘미가 있네요. 서로를 구원하면서도 동시에 파괴하는 존재와의 관계라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 같아요. 강령술과 혼령이 등장하는 클래식한 고딕 소설만의 매력뿐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복잡하고 위험한 관계가 얽히면서 긴장감이 더해지네요. 은밀하고도 기괴한 고딕풍의 미스터리가 무엇인가를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인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