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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운다는 것 - 라떼와 신기한 어느 씨앗의 이야기 ㅣ 파스텔 그림책 11
쇼노 나오코 지음, 고향옥 옮김 / 파스텔하우스 / 2026년 5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누구를 위한 그림책일까요.
책은 모두에게 열려 있고, 펼쳐 보는 사람의 것이니 굳이 대상을 특정할 이유는 없겠지만 그래도 말하고 싶네요.
제목만 보고서, 혹은 그림책이라서 그냥 지나친다면 중요한 걸 놓친 거라고요.
쇼노 나오코 작가님의 《키운다는 것》은 무언가를 키우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그림책이에요.
일단 '키운다'라는 의미를 넓게 해석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책의 주인공인 고양이 라떼는 집 주변 뜰에 예쁜 꽃과 식물들을 키우며 살고 있어요. 인간들을 고양이 집사로 만드는 고양이인데, 여기에선 고양이 라떼가 식물들을 돌보는 집사 역할을 하고 있네요. 어느 날 마당에 신비롭고 아름다운 새 한 마리가 날아오더니 물고 있던 씨앗 하나를 라떼 앞에 톡 떨어뜨리고 곧장 푸르르 날아가버렸네요.
"무슨 씨앗이지?"
그건 라떼가 지금껏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씨앗이었고, 책을 찾아봐도 친구에게 물어봐도 무슨 씨앗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일단 화분에 심었고, 며칠 뒤 자그마한 초록빛 싹이 돋아났네요. 자, 이 씨앗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씨앗이 싹을 틔우고 꽃이 피게 될지, 아니면 커다란 나무가 될지를 기다리는 마음을 잘 묘사하고 있네요. 더디게 자라는 씨앗을 지켜보며 변함없이 소중하게 돌보는 라떼가 참으로 대단하다고 느꼈네요. 조바심을 내거나 억지로 뭔가를 하지 않고 씨앗의 속도를 존중하며 기다려준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저는 이 씨앗을 '꿈'이라고 상상해봤어요. 어릴 때 품었던 꿈을 어느 순간 내려놓은 뒤로 꿈은 나와는 먼 단어였는데, 이 그림책을 보면서 조금 더디더라도 라떼처럼 키울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이 생겼네요. 신비로운 새가 가져다 준 씨앗 한 알을 키우면서 라떼가 경험했던 것들이 제게는 키우고 돌보는 마음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다시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네요. 무언가를 키운다는 건 돌보는 대상뿐 아니라 키우는 사람 자신도 함께 성장시키는 일인 것 같아요. 아름다운 그림과 이야기가 제 마음을 움직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