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불완전함에 대하여
팀 하포드 지음, 윤영삼 옮김 / 윌마 / 2026년 5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인공지능이 바꿔놓은 일상 속에서 사람들은 두 가지 태도를 보이고 있어요.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강력한 도구로 활용하는 적극적인 입장과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 믿었던 창작이나 전문직 영역까지 위협하는 AI에 대한 부정적 시각으로 나뉘는데, 흥미롭게도 한 사람의 내면에서 상반된 두 가지 반응이 뒤섞여 혼란한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AI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었기에 AI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어떻게 현실적으로 해결하느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해졌네요.
"내가 이 책을 쓰기로 마음먹은 것은 혼란과 무질서가 모든 삶의 문제의 해답이라고 생각해서가 아니다. 혼란과 무질서가 얼마나 유용한지이야기하는 사람이 너무나 적기 때문이다.
가끔은 무질서한 상태 속에 놀라운 마법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여러분에게 일깨워주고 싶다."
(23p)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불완전함에 대하여》는 세계적인 경제학자이자 저널리스트 팀 하포드의 책이네요. 놀랍게도 10년 전에 출간되었던 이 책의 핵심이 현재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단서를 제공하고 있네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다음의 질문을 던지고 있네요.
"창의성, 회복탄력성, 협업처럼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이 왜 외부에서 보기엔 혼란스러워 보이는 환경에서 자주 꽃피는가?" (15p)
AI와 스마트 기기가 일상의 마찰과 실수를 제거해주고 완벽한 알고리즘을 제공하는 시대에 저자는 모든 것을 질서정연하게 통제하려는 완벽주의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이야기하네요. 자동화 시스템이 진보할수록 우리는 능력을 개발할 동기는 줄어들고 실력은 떨어져서, 사소한 실수를 저지를 확률이 줄어드는 대신에 큰 실수를 저지를 확률이 커진다는 거죠. 여기에서 소개하는 사례들은 음악 스튜디오, 놀이터, 사무실, 병원, 역사적 전투 현장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며, 이는 다양성에 관한 특별한 사례들이 아니라 모두 다양성에 대한 우리의 반응에 관한 내용들이네요. 조직에서 정치, 경제, 개인의 삶에 이르기까지 완벽한 질서를 부여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유리해보이지만 그것이 곧 나약함의 씨앗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질서와 효율에 집착한다면 점점 위태로운 상황에 빠진다는 거예요. 개방성과 적응성은 본질적으로 무질서한 혼돈 속에서 자라나며, 현명한 선택과 어리석은 선택을 직접 해보고, 고통과 상실을 경험해봐야 무질서한 삶을 살아갈 수 있네요. 세상은 우리의 생각보다 더 혼란스럽고 무질서하며, 그 혼란과 무질서라는 불완전함을 수용하는 태도가 빠르게 변화하고 예측 불가능한 시대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 창조성 그리고 협업을 이끌어 최선의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는 거예요. 결국 AI 시대에 인간을 대체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인간의 불완전함이라는 거예요. 우리가 그토록 제거하려 애썼던 불완전함이 약점이 아니라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강력한 원동력이라는 사실이 놀랍네요. 혼란의 중심에는 가장 위대한 가능성의 씨앗이 숨겨져 있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