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부모와 자녀 사이, 가장 아름다운 그 관계가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정답은 없지만 더 나은 관계로 만들고 싶은 이들을 위한 단서가 될 책이 나왔네요.
《 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읽어야 할 시 2》는 도종환 시인이 엮고 김보라 작가가 그린 특별한 시집이네요.
이 책은 '부모가 자녀에게 주는 시', '자녀가 부모님께 드리는 시',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는 시'로 나뉘어져 있어서 전 연령, 세대 간의 소통을 돕는 시집이네요. 단순히 '시'만 수록된 것이 아니라 각 시마다 도종환 시인의 이야기와 김보라 작가의 그림이 더해져서 서로의 마음을 바라보고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조합이네요.
"얘야, 원래는 / 스스로 굴러간다는 뜻이긴 하다만 / 자전거는 결코 그 이름처럼 / 스스로 굴러가지 않는단다 / 바람에 쓰러지지 않게 / 두 다리에 한껏 힘을 주고 / 언제나 저만치 앞을 보며 / 온몸으로 밀고 가는 것이란다 / 가만히 서 있어도 아니 되고 / 그렇다고 마구 내달리기만 해서도 안 되는, / 세상 살아가는 그런 이치를 / 이제 일곱 살인 네가 하마 알랴마는 / 호동그런 눈망울 가득 푸른 하늘을 담고 / 낑낑거리면서도 신바람이 난 네 뒤를 밀다가 / 세상 사는 일에 턱없이 뒤뚱거리기만 하는 애비는 / 쓸데없이 그런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 그리하여 / 앞을 향해 열심히 내닫는 자전거는 / 결코 쓰러지지 않는 법이란다. / 이건 내가 나에게 하는 말이다." (44-45p)
류지남 시인의 <자전거>라는 시예요. 낑낑거리면서도 신바람 난 아이를 밀어주는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혹여 아이에게 열심히 나아가라는 말이 부담이 될까봐, 이건 '내가 나에게 하는 말'이라며 마무리하다니, 뭔가 뭉클한 감동을 주네요. 부모는 자녀에게, 자녀는 부모에게 속시원하게 털어놓지 못하는 마음들이 있을 거예요. 말로 하지 못하면, 글로 전할 수 있잖아요. 여기에 수록된 시들을 읽다 보면 자신의 마음을 대신해 줄 시를 발견하게 되네요. 또한 자녀는 부모의 마음을, 부모는 자녀의 마음을 헤아려볼 수 있네요. 그래서 '함께' 읽어야 하는 시들이네요. 잠들기 전이나 여유로운 시간에 같이 시 한 편을 골라 읽으면서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이야기하기에 참 좋은 것 같아요. 어쩌다 보니 가족 간의 대화가 점점 줄어드는 요즘인지라, 이 시집으로 대화의 물꼬를 튼다면 어떨까요. 이제서야 시의 맛을 조금 알아가는 중이라 제게는 반갑고 고마운 시집이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