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멍 : 오래 볼수록 사랑스러운 것들 - 애착 유물 유물멍
국립중앙박물관 「유물멍 원고 공모전」 필진 지음 / 더베이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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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중박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네요.

방학이 되면 역사 문화 체험으로 자주 찾던 곳인데 요즘은 K컬쳐 열풍으로 외국인 관람객들이 많아지면서, 대기줄을 길게 서야 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네요. 예전에는 한적하고 여유로운 공간이라서 더 매력적이었다면 이제는 이 멋진 공간을 전 세계인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서 기쁘다고 해야 할까요.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얼쑤" 한국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우리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드디어 알게 됐다는 측면에서 자긍심이 커지는 순간이었네요. 그래서 박물관 유료화에 대해서도 적극 찬성하네요. 무료라서 박물관 문턱을 낮추는 것도 좋지만 입장료를 내더라도 전시 관람을 위한 질적 향상이 더 낫다고 보네요. 친근하고 익숙한 이웃 같던 국중박이 세계적인 스타가 된 것 같아 왠지 어깨가 으쓱으쓱, 기분이 좋네요.

바로 국중박,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만든 책이 나왔네요.

《유물멍 : 오래 볼수록 사랑스러운 것들》은 국립중앙박물관 큐레이터와 관람객들이 꼽는 애착 유물을 소개하는 책이네요.

이 책은 2024년 출간 즉시 예술분야 1위에 오른 국립중앙박물관 《유물멍 : 가만히 바라볼수록 참 좋은 것들》에 이은 두 번째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국립중앙박물관 「유물멍 원고 공모전 - 취향 저격 유물」에서 찾아낸 100가지 유물에 관한 100가지 시선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감동이 있네요.

"석조여래좌상, 조선, 마쓰오카 게이지 기증

뽀얀 석불의 미소 - 일본인이 기증한 이 불상은 만지면 분(粉)이 묻어날 듯 뽀얗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독특하면서도 친근한 표정. 마치 일본 연극 가면인 노멘(能面)처럼 사방에서 보이는 표정이 모두 다르다. 조각가가 애초에 의도한 것일까? 기증자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까? 뽀얗고 동그란 얼굴에 선한 눈매, 보일 듯 말 듯 머금은 미소. 하염없이 바라보노라면 어느새 잡념이 사라지고 내 입가에도 닮은 미소가 번진다.

_ 홍경희(서울시 노원구) (100p)"

"금동 탄생불, 광복 이후, 이홍근 기증

당당하게 살아요 - 씩씩한 부처님을 보니 어릴 적 추억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요? 하굣길에 책보를 던져두고 개울물로 풍덩 뛰어들었던 일이며, 아름드리나무를 친구 삼아 놀다 다친 기억이 생생하네요. 부처님 모습에서 이런 추억을 떠올렸다고 혼내지는 않겠지요? 가만히 보니 듬직한 표정 속에 산전수전 다 겪은 모습이 있네요. 저를 보며 '생명은 다 존귀합니다. 당당하게 살아가세요'라고 말씀하시는 듯해요.

_ 최재광 (제주도 제주시) (162p)"

"퐁퐁 솟아나는 감상 포인트 - 박물관 전시실에서 연적을 감상하실 때는 다음 몇 가지에 주목해 보시면 좋습니다. 첫째는 모양입니다. 연적이 무엇을 닮았는지 살펴보세요. 다양한 사물을 본떠 아기자기하게 만들어진 것을 보면 친근한 모습에 슬며시 웃음이 나올 거예요. 둘째는 구조입니다. 작은 문방구이지만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도록 물을 넣는 구멍과 나오는 구멍의 위치가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물이 한 방울씩 자연스럽게 떨어지도록 만든 기술의 흔적을 찾는 재미를 느껴보세요. 셋째는 장식과 색입니다. 푸른색 청화 문양 혹은 붉거나 초록색을 띠는 동화와 갈색으로 표현되는 철화 문양 등 다양한 안료가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관찰하다 보면 연적이 만들어진 시대와 제작 기술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_ 강경남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 (229p)

이 책은 제목처럼 유물을 그냥 멍하니 바라보는 '유물멍'의 매력을 관람객들의 관점에서 사적인 감상 후기로 만나기 때문에 즐겁고 재미있어요. 유물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덕질하는 느낌이랄까요. 색다른 감상 후기들을 보면서 저절로 입가에 미소를 짓게 되더라고요. 부록에는 큐레이터와의 만남을 통해 전문가들의 해설까지 더해지니, 어찌 그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 있겠어요. 딱딱한 지식 전달에서 벗어나 열린 마음으로 유물을 바라보는 '유물멍', 이 새로운 감상법 덕분에 조만간 국중박을 방문해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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