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빛, 숲 그리고 코트다쥐르 - 오직 남프랑스에서 마주하는 예술적인 풍경
김종진 외 지음 / 효형출판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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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꼭 가보고 싶은 여행이 있어요.

바로 지중해 여행인데요. 유럽, 아프리카 그리고 아시아 대륙에 둘러 쌓인 에메랄드빛 바다를 영상으로 보자마자 첫눈에 반해버렸고, 그 뒤로 내내 짝사랑에 빠진 사람마냥 지중해 연안 국가들의 해안 도시를 거니는 꿈을 꾸고 있네요. 예술과 낭만으로 가득찬 해안 도시와 아름다운 해안 절경을 직접 마주한다면 어떤 느낌일지, 무척 기대하고 있어요. 여행은 늘, 가기 전이 가장 설레는 법이니까요. '오직 남프랑스에서 마주하는 예술적인 풍경'이라는 문구에 이끌려 읽게 된 책이 있네요. 똑같은 장소지만 목적에 따라 완전 새로운 여행의 묘미를 보여주네요.

《돌, 빛, 숲 그리고 코트다쥐르》는 단순히 남프랑스를 여행하는 에세이가 아니라 일곱 명의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예술 기행서네요.

효형출판과 갈렌가의 합작으로 '남프랑스의 빛 : 빛을 향한 건축 예술 순례'라는 학술 기행이 만들어졌고, 건축도시전문대학원 김종진 교수가 인솔자가 되어 건축가, 인테리어 디자이너, 가든 디자이너, 출판사 디렉터, 여행사 대표가 아흐레 동안 같이 했던 답사 이야기라고 하네요.

이 책은 일곱 밤의 여행을 기반으로 하지만 여러 방문지 가운데 인상 깊은 장소들을 선별했고, 각 장소들의 위치는 첫 장에 나와 있는 남프랑스 지도를 참고하면 될 것 같아요. 지도 위에 14군데 장소가 표시되어 있어서, 마티스 박물관과 샤갈 미술관이 있는 니스, 로스차일드 빌라가 있는 생장카프페라, 높은 절벽 위에 자리잡은 중세시대 성벽 마을 에즈, 르코르뷔지에 무덤과 그의 작은 오두막 카바뇽, 아일랜드 출신 건축가인 아일린 그레이가 설계한 해안 빌라 E-1027이 있는 로크브륀-카프-마르탱, 코트다쥐르의 바다를 품은 마을 멍통과 중세 시대의 요새 마을 생폴드방스, 마그재단 미술관과 마티스 채플이 있는 벙스, 빛을 향한 순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르 토로네 수도원과 실바칸 수도원, 세낭크 수도원, 현대 건축기술인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정점을 보여주는 유니테 다비타시옹과 유럽·지중해 문명 박물관 뮤셈, 복합 문화 공간인 레독스가 있는 마르세유, 현대적인 초대형 복합 문화 예술 단지인 루마 아를이 있는 아를, 현대 미술관이자 미디어 도서관인 카레 다르가 있는 님까지 특별한 장소들을 만날 수 있네요.

남프랑스라고 하면 지중해 푸른 바다만을 떠올렸는데, 일곱 명의 전문가들이 일곱 개의 시선으로 남프랑스의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고 있네요. 남프랑스를 사랑한 예술가 마티스, 샤갈의 삶과 발자취 그리고 건축가 르코르뷔지에의 건축물을 비롯한 빛의 건축 순례는 무척 특별하게 느껴졌네요. 예술과 건축의 거장들이 왜 남프랑스를 사랑했는지,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고, 예술이 일상이 되는 공간의 아름다움을 간접적으로 체험해보는 계기였네요.

"마을 꼭대기의 정원에 도착했을 때, 시야는 단번에 열렸다. 발아래로 코트다쥐르가 펼쳐졌다.

··· 에즈의 아치 아래를 지나 다시 골목으로 내려오는 길, 해는 서서히 기울고 있었다. 빛은 돌담에 스며들며 마을을 가장 아름답게 드러낸다.

이곳이 수백 년 동안 사람들을 끌어당긴 이유는 아마도 이런 '순간의 축적' 때문일 것이다. 에즈는 나에게 질문을 남긴다. 공간은 사람에게 무엇을 요구하는가. 우리는 얼마나 많은 계단을 오르며 살아왔는가. 그리고 그 끝에서, 어떤 절망을 마주하게 되는가. 멍통이 삶의 온기를 알려주었다면, 에즈는 삶의 무게를 상기시켰다. 에즈를 떠나면 생각했다. 좋은 공간은 결국 사람을 자기 자신에게 데려다 놓는다고. 절벽 위의 작은 마을에서, 나는 단시 한번 내가 걸어온 길을 조용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 (252-25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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