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용기가 없지, 질문이 없냐
구정화 지음 / 해냄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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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안 작성한 리뷰입니다. ]



단순한 질문 하나에 기분이 나빠졌네요.

"왜요?"

한두 살 아이의 질문이라면 기특할 테지만 십대 아이의 입에서 나온 이 말은, 뭔가 다르게 해석이 되더라고요. 감정의 문제는 오해가 풀렸지만 원점으로 돌아가, 똑같은 상황에서 다르게 표현할 수는 없었냐고 물었더니, 질문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거예요. 단순히 말하기 능력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생각하는 힘, 사유에 관한 문제였네요. 청소년들이 꼭 읽어봐야 할 '질문과 생각'에 관한 책이 나왔네요.

《우리가 용기가 없지, 질문이 없냐》는 사회학 멘토 구정화 교수의 청소년 인문교양서네요.

저자는 한국 사회에서 질문을 잘하지 않는 이유를 사회구조적 측면에서 살펴보고 있네요. 한국의 학교 교육이 대부분 지식 전달 위주의 교육이라서 학생들에게 질문은 필요 없는 행위이며, 이런 구조에서 학생이 질문하면 모르는 것을 묻는 셈이고, 수업 진도에 방해가 되니 암묵적으로 질문하지 않는 문화와 질문이 익숙하지 않은 경험이 쌓이게 되었다는 거예요. 최근에는 개인에게 상처를 주거나 사생활 침해가 될 수 있는 질문 목록이 공유되면서 무엇이든 남에게 질문하는 것이 문제라는 인식 때문에 일상적인 질문조차 꺼리는 분위기라는 거예요. 하지만 전환의 시기에 질문은 더욱 더 중요해지고, 질문으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들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질문을 잘하기 위한 준비 과정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거죠.

이 책에서는 모두 일곱 가지의 질문을 다루고 있어요. 질문의 필요와 쓸모를 생각해보는 '질문을 위한 질문'으로 시작해서, 생성형 인공지능에 제대로 질문하는 '컴퓨팅 사고력 질문', 인간을 이해하는 데에 필요한 '소통하는 질문', 자신을 분석하고 이해하기 위한 '메타인지 질문', 문제해결을 목표로 하는 '의사결정을 위한 질문', 주어진 것을 한번 더 생각하는 '자료분석을 위한 질문', 자기 말만 하는 사람에서 벗어나 민주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토의토론을 위한 질문'으로 나누어 각각 질문의 기술을 알려주네요. 우리는 과거에 비해 더 많은 새로운 사람과 접촉하고 상호작용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상대방을 존중하며 다가가는 방식을 익혀야 해요.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에서 원활한 관계를 맺으려면 어떻게 소통해야 할까요. 인류학자들의 방법을 참고하자면, 표정은 온화하게 하고 상대에게 집중하며 시선을 맞추고, 공감대를 나눌 수 있는 질문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야 한다고 하네요. 질문의 내용은 판단 대신에 호기심을 가진 질문이 낫고, 정답형보다는 개방형으로 각자 의견을 낼 수 있는 질문으로, 상대방에 관한 질문이라면 칭찬과 관심을 동시에 드러내면서 상대방이 말한 내용을 이해했음을 표현하고 공감해야 유익한 대화를 이어갈 수 있어요. 인상적인 부분은 친밀한 인간관계를 맺기 위해 던져야 할 질문인데, 그 답을 1997년 심리학 실험 결과에서 찾았네요. 사람들은 세 가지 영역의 질문에서 친밀감을 느꼈대요. 첫 번째 영역은 가볍게 자신을 공개하는 질문, 두 번째 영역은 개인적이면서도 의미 있는 것을 공유하는 질문, 셋째 영역은 감정적으로 더 친밀한 부분을 공유하는 질문이며, 세 영역의 질문을 순서대로 이야기하면서 점진적으로 감정을 공유하면 결과적으로 두 사람 사이에 친밀감이 형성되어 신뢰할 수 있는 사이가 된다는 거예요. 연구팀은 후속 연구에서 이러한 질문이 연인뿐 아니라 친구, 동료 등의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하네요. 이 연구팀의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만든 서른여섯 개의 질문으로 실제 사랑에 빠진 사람이 있네요. 2015년 <뉴욕타임스>의 한 기자가 자신의 경험을 기사를 썼다는데, 여기에는 그 중 열네 개의 질문이 나와 있네요. 역시나 좋은 질문이 좋은 답을 만들고, 마침내 삶을 바꾸는 힘을 지녔네요. 나 자신을 알고, 타인을 이해하며,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로운 인간이 되려면 스스로 질문하는 인간, 호모 콰렌스(Homo quaerens)가 되어야 해요. 청소년의 생각과 질문하는 힘을 쑥쑥 키울 수 있는 구정화 교수의 생각 교실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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