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멋진 도망 - 까미난떼, 끝인 줄 알았던 순간 다시 걷기 시작하다
나상천 지음 / 오리지널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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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안 작성한 리뷰입니다. ]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 책과 방송을 통해 많이 봤어요.

각자 배낭을 짊어지고 앞으로 앞으로,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힘들면서도 즐거워보였어요.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행군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선택하여 걷는 것이니까요. 새로운 삶의 방향을 찾기 위해서, 혹은 인생의 버킷리스트라서 그 길을 걷는다는 사람들의 얘길 들으면서 궁금했어요. 그 길에서 원하는 답을 찾았을까요.

《어느 멋진 도망》은 나상천 작가의 장편소설이네요.

극작가 출신이자 케이팝 기획자인 저자의 실화를 기반으로 한 소설이며, 현재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까미난떼>를 제작 중이라고 하네요.

이 소설은 서울 홍대 작은 골목에 위치한 '까미난떼'라는 식당에 모인 세 사람과 또 한 명의 이야기네요. 1년 전, 그들은 함께 800킬로미터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어요. 영화감독을 꿈꾸지만 현실은 유튜버, 본명은 박성준, 서른 살의 로저는 익명의 메시지로 산티아고 순례길 33일 동안 구독자 33만 명을 달성하면 영화 제작에 투자하겠다는 제안을 받았어요. 수락한다면 필요한 경비 1억 원을 선입금한다는 조건으로 말이죠. 구독자 1만 명을 보유한 채널에서 33일 만에 33만 명을 만든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지만 로저는 승낙할 수밖에 없었네요. 아버지의 오랜 투병으로 병원비는 빚이 되었고, 어머니는 쉴 새 없이 일하고 계신데, 자신은 유튜브 이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로저는 유튜브에 긴급공지로, 함께 갈 두 명을 모집했고 수십 명의 지원자 중에서 사연을 읽고 마음에 드는 두 사람을 정했네요. 54세 셰프 킴스와 25세 가수지망생 도로시. 세 사람은 각자의 이유를 안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기 시작했고, 그곳에서 스물한 살의 대학생 준상을 만났네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노란 바탕에 나비 하나가 그려진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책이 떠오르네요. 수만 마리 애벌레들의 행진, 노랑 애벌레가 기둥에서 내려와 고치가 되는 고통과 인내의 과정을 거쳐 나비로 재탄생하는 장면처럼 순례길 800km 33일의 여정이 '도망'과 '도전' 사이의 치유, 성장, 변화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네요. 엘 까미난떼 El Caminante, 스페인 시인 안토니오 마차도의 시에 나오는 단어로 걸어가는 사람, 걷는 자, 여행자를 뜻한대요. 스페인어 '카미노 Camino, 길'에서 파생된 단어라고 하네요. 인생이라는 긴 여행을 걷고 있는 우리 모두의 모습 같아요. 참된 자아를 찾아야 진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네요. 단순히 그곳을 걸었기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를 걷는 과정에서 깊이 성찰하며 깨달았다고 생각해요. 살아 숨쉬고 있는 이들은 이미 순례자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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