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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형제 동화 ㅣ 클래식 리이매진드
야코프 그림.빌헬름 그림 지음, 얀 르장드르 그림, 민지현 옮김 / 소소의책 / 2026년 4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안 작성한 리뷰입니다. ]
소소의책에서 선보이는 클래식 리이매진드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인지라 이번 책이 반가웠네요.
원래 클래식 리이매진드 시리즈는 미국 록포트 출판사가 2014년부터 기획하여 펴낸 고전문학선집이라고 하네요. 원문 그대로의 고전을 세련된 일러스트와 고급스러운 하드커버로 제작하여 컬렉터를 위한 특별한 책이 완성되었네요.
《그림 형제 동화》는 야코프 그림과 빌헬름 그림 형제의 고전 명작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프랑스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미술감독인 얀 르장드르가 독특하고 현대적인 예술적 비주얼로 재해석한 책이네요. 이 책에는 그림 형제가 수집하고 다듬은 200여 편의 이야기 중 스무 편이 실려 있네요. 어릴 때 봤던 그림 형제의 동화는 많이 각색된 아동 버전이었고, 여기에는 초기 판본인 어른들을 위한 민담에 가까워 잔혹하고 폭력적이며 비윤리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네요. <신데렐라>에서 새언니들이 황금 신발을 신기 위해 발가락을 자르고 뒤꿈치를 잘라 억지로 발을 구겨 넣어 피가 철철 흐르는 장면이나 <백설공주>에서 새 왕비가 사냥꾼을 불러 백설공주를 죽이라고 명령하면서 그 증거로 허파와 간을 가져오라고 하는데, 사냥꾼은 백설공주를 살려주고 대신 멧돼지를 잡아 허파와 간을 바쳤고, 왕비는 요리사를 시켜 그걸 요리하여 먹는 장면은 소름이 오싹 돋네요. 선악의 대결이 명확하고, 권선징악의 결말을 맺지만 그 과정이 매우 현실적이고 처절하게 묘사된 점이 특징이네요. 등장인물의 심리 묘사보다는 사건 중심의 빠른 전개를 보여주고, 마법과 변신 등 환상적인 요소들이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네요. 또한 얀 르장드르의 일러스트 덕분에 현대미술 전시회를 감상하는 느낌이 들었네요. 전통적인 독일 동화의 서사적 구조를 유지하면서 시각적인 요소를 현대적으로 풀어내어 고전을 새롭게 향유할 수 있는, 그야말로 현대적인 리이매진드의 결정체네요.
언어학자였던 그림 형제는 독일어 사전을 편찬했고, 독일어의 형성과 발달, 방언 연구를 위해 옛이야기와 각지의 전설, 민담을 수집하였고, 어떠한 수정도 거치지 않았는데, 이것은 그 안에 독일 민중의 삶과 고난,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봤기 때문이래요. 1812년 초판 이후, 너무 잔인한 장면은 삭제되면서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로 거듭났고,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읽히는 이야기로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그림 형제 동화의 가치를 재확인하는 시간이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