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탈인간
신은영 지음 / 자상한시간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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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부모, 친구, 결혼식 하객 등등 사람을 빌려주는 렌탈 서비스가 있다는 얘긴 들어봤어요.

공공연하게 떠들 만한 내용은 아니라서 그런지, 실제로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들을 만나본 적은 없네요. 복잡미묘한 인간관계를 피하고 싶은 사람들에겐 적정 비용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니, 나름 괜찮은 서비스인 것 같아요. 다만 진짜 사람과의 관계를 맺기 위한 노력 대신에 그저 돈으로 해결하는 방식에 익숙해지는 것이 오히려 더 문제를 키우는 게 아닌가라는 우려는 있네요. 이 소설도 현재 존재하고 있는 인간 렌탈 서비스에 관한 이야기라고 짐작했는데, 뭔가 수상쩍은 구석이 있네요.

《렌탈인간》은 신은영 작가의 장편소설이에요.

이 소설의 첫 장면에서는 모두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세상을 보여주고 있네요. 워킹맘인 주하는 눈 뜨는 시간부터 감는 순간까지, 회사일, 집안일을 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살고 있어요. 주하의 아들 건우는 고등학생 사춘기라서 부모와 딱히 대화가 없는 데다가 제 방으로 들어가면 나올 줄 모르네요. 주하의 남편 상민은 회사를 그만두고 치킨집을 차렸다가 망하고 지금은 중국집을 운영하고 있는데 배달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네요. 우연히 렌탈인간 서비스에 관한 얘길 듣고 각자 간절히 필요로 하는 사람을 빌리게 되면서, 처음엔 매우 만족하다가 점차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과연 이대로 괜찮을 걸까요. 굉장히 완벽해보이는 렌탈인간 서비스가 공짜라는 것이 영 마음에 걸렸는데 역시나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걸 다시금 확인해주네요. 자신을 대체할 수 있는 존재가 나보다 더 내 삶을 잘 꾸려간다면 나란 존재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드네요.

"혹시 렌탈인간 아세요?"

"그게 뭔데?"

"필요한 건 뭐든 구할 수 있는 사이트래요."

"중고마켓 같은 거야?"

"물건은 아니고 사람이에요. 채팅방에서 봤는데, 렌탈인간이라는 사이트에서 사람을 빌려준대요."

···

"어차피 공짜라며. 빌렸다가 별로면 반납하면 되잖아. 유미 씨도 해 봐."

"전 마땅히 필요한 사람이 없는데요."

"자기의 욕망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분명히 있을 거야. 꼭 대단한 게 필요한 건 아니거든. 렌탈인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글 좀 봐. 누군가를 위하는 척하지만 결국 다 자기를 위한 사람을 빌리는 거야. 소소한 일상을 유지하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거든." (10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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