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옛날 늑대가 돌아다니던 시절에 웅진 세계그림책 281
앤서니 브라운 지음, 이원경 옮김 / 웅진주니어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여름에도 이불을 뒤집어쓴 채로 잠든 적이 있어요.

여름이라 방문을 활짝 열어뒀는데, 불을 끄니 깜깜한 암흑 속에서 뭔가 꿈틀대는 것 같았어요.

'저게 뭐지?'

처음에 아무것도 안 보였는데 어둠에 익숙해진 눈에는 미세한 소리와 함께 어떤 형체가 어른거렸네요. 그때는 너무 무서워서 이불을 머리 끝까지 끌어올려서 눈앞을 가렸네요. 눈을 감으면 다 사라질 거라고 주문을 외우면서... 꼬꼬마 시절의 이야기네요. 겁이 많은 아이였고, 공상을 좋아해서 많은 것들을 상상하며 놀았네요. 그러다가 점차 상상하는 일이 줄어들더니 더 이상 무서움에 떠는 일도 없어진 것 같아요. 딱히 용감해진 건 아니고, 눈앞에 보이는 것들에 신경쓰며 살다보니 상상과는 거리가 멀어진 것 같아요. 어른이 되고 나서 한참만에 그림책을 마주했는데, 아이에게 보여주고 읽어주면서, 잊고 있던 상상의 문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네요. 특히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은 아이뿐 아니라 저도 반해버렸네요.

《옛날옛날 늑대가 돌아다니던 시절에》는 앤서니 브라운 작가의 2026년 신작 그림책이네요. 한국 독자들에게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것이라고 하니 더 기쁘고 반가웠네요.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이 사랑받는 이유는 직접 보면 알 수 있어요. 책 표지부터 모든 그림들이 세밀하고 사실적인 묘사 속에 기발한 상상력이 더해져서 무척 흥미로워요. 숲의 나무나 그림자 속에 교묘하게 숨겨진 정체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네요.

이번 이야기는 숲속 외딴 오두막에 사는 할머니를 마녀로 확신하는 잭과 친구들이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토마스, 핀 그리고 잭, 세 아이는 할머니의 오두막 문을 두들기고 도망가는 장난을 치며 놀았고, 나중에는 잭 혼자 숲으로 갔어요. 침대보를 뒤집어쓰고 유령 흉내를 내어 할머니를 깜짝 놀라게 할 속셈이었죠. 어떻게 되었을까요. 늑대가 돌아다니던 시절이었으니, 해가 저문 숲속이 얼마나 위험했겠어요. 숲속에 홀로 사는 할머니는 진짜 마녀였을까요. 잭은 왜 할머니를 마녀라고 확신했을까요. 아이들끼리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네요. 편견과 두려움의 실체를 신비롭고 환상적인 숲의 분위기와 아이들의 내면 심리를 통해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놀라운 이야기였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