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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론을 읽는 시간 - 김수행 교수의 경제학 강의
김수행 지음, 애덤 스미스 원작, 박도영 정리 / 해냄 / 2026년 4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2026년은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이 출간된 지 250주년이 되는 해예요.
자본주의의 본질을 묻는 고전 입문서인 『국부론』 을 현대적 관점에서 알기 쉽게 풀어낸 해설서가 나왔네요.
《국부론을 읽는 시간》은 마르크스경제학의 최고 권위자 김수행 교수의 책이에요.
우리는 왜 국부론을 읽어야 할까요. 단순히 과거의 경제 이론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를 지탱하는 뼈대와 그 본질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현대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의 핵심은 개인의 자유로운 이기심이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전체의 부(국부)를 증진시킨다는 자유시장 경제 이론이에요. 스미스는 『국부론』 에서 경제학의 목적은 국민과 국가 모두를 부유하게 하는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국민을 부유하게 하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국민을 부유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기존의 경제학설은 왜 국민을 부유하게 하는 데 실패했는지를 설명하고 있어요. 이때 당시 실시되고 있었던 절대왕정의 중상주의 정책을 강력히 비판했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주장이었고, 현재 부르주아경제학자들의 사상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네요. 무엇보다도 애덤 스미스가 글래스고 대학교에서 진행한 도덕철학 강의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경제뿐만 아니라 역사, 철학, 문학, 정치, 지리, 종교, 교육, 세계, 윤리 등 광범위한 지식들을 동원하여 만든 최초의 경제학 사상을 만날 수 있네요.
이 책에서는 애덤 스미스의 일생과 경제학 연구 방법을 먼저 소개하고, 『국부론』 의 핵심 내용을 「분업과 화폐」 , 「가치와 가격」, 「임금·이윤·지대」 , 「자본과 축적」 ,「중상주의와 중농주의」, 「국가의 역할과 재정」 순으로 설명하고 있어요. 『국부론』을 읽지 않은 사람들도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은 들어봤을 텐데, 이것은 비유적 표현일 뿐이지 전체 내용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키워드는 아니에요. 스미스는 무제한적인 자유방임과 이기심을 정당화한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이기심, 즉 도덕적 이기심을 이야기했네요. 인간의 이기심이 양심에 의해 통제될 수 있다고 믿었으니까, 현실의 자본주의는 한 번도 스미스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형태였던 적이 없었던 거예요. 스미스는 이기심을 통한 효율성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도덕성과 공정한 법적 장치 안에서 작동할 때만 유효하다고 봤네요. 고로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기자는 시장만능주의가 아닌 거죠. 스미스가 경계했던 독점의 폐해가 현재 글로벌 플랫폼에서도 재현되고 있고, 특히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옮긴이의 말처럼 중상주의의 현대적 재림이며, 애덤 스미스가 살아 있다면 따끔하게 비판했을 거예요. 『국부론』은 자본주의의 시작점을 되돌아보고, 현재 전 세계가 직면한 경제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통찰의 계기를 마련해주네요.
이 책은 고(故) 김수행 교수의 『청소년을 위한 국부론』 복간본을 제자 박도영 님이 정리한 것으로, 단순히 『국부론』 의 내용을 소개하는 차원이 아니라 시대적 의미와 이론적 의미를 경제학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재조명한다는 점에서 현대 사회의 경제 문제에 대한 시각을 넓혀주는 길잡이 역할을 해주네요. 김수행 교수는 『국부론』 전체가 절대주의 왕정의 경제정책인 중상주의 비판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그의 비판이 절대왕정을 무너뜨리고 다수의 시민을 중심으로 하는 자본주의 사회를 이룩하는 데에 토대가 되었다는 점에서 '혁명 독본'이라고 정의하면서, 애덤 스미스는 경제학의 체계를 세운 시조이자 당시의 불의에 대항한 혁명가였다고, 따라서 『국부론』을 깊이 읽어 현재의 엉터리 시장만능주의를 개혁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네요. 애덤 스미스가 꿈꿨던 세상, 이제 우리는 새로운 AI 혁명으로 만들어가야 할 차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