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불행을 먹고 사는 사람들
이동원 지음 / 라곰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목에 낀 음식물 같은, 삼키려다가 딱 걸려버린...

남의 불행을 먹고 사는 사람들》은 이동원 님의 첫 소설집이라고 하네요.

사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이미 제목에서 풍기는 분위기도 있지만 저자의 이력이 한몫을 했네요.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를 연출했다고 하네요. 종종 챙겨보는 프로그램인데, 방송 콘텐츠를 통해 '제61회 백상예술대상 교양작품상', '제11회 서재필 언론문화상' 등 다수 수상했고, 경희대학교 문화엔터테인먼트학과 겸임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법무부에서 교정정책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전국의 수많은 교도소를 방문하고 있다네요. 우리 사회에서 벌어진 각종 범죄 사건들을 심층 취재하여 사건의 본질을 파헤치는 프로그램이라서, 특정 장면을 모자이크 처리해도 가끔 시청하기가 어려울 때도 있어요. 그러니 이 모든 내용을 직접 취재하고 목격한 사람의 심정은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소설집은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사건들, 그 실화를 기반으로 타인의 불행을 목격하거나 소비하면서 자신의 욕망, 죄책감, 또는 위로를 얻는 인간 군상을 10개의 단편으로 풀어내고 있어요. 방송으로 다 보여줄 수 없었던 것들을 '소설'의 형식을 빌려, 더욱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네요.

와이프가 실종된 상태인 40대 회사원, 아동학대 의심 환자를 진찰한 소아과 의사, 사주에 금이 없어서 진급 못한 경찰, 무대라면 어디든 달려가는 유튜버이자 인디 뮤지션, 비밀을 가진 프로파일러, 정규직 전환을 목전에 둔 인턴 기자, 재심 재판을 맡은 변호사, 국정원 문지기 박계장, 입시 비리를 목격한 고등학생, 인플루언서와 동거 중인 30대 우체부까지,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불편하고 잔혹한 진실을 마주하면서 불쑥 사레가 걸린 듯 컥컥 내뱉다가 가슴 한 켠이 콕콕 찌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될 거예요. 양심을 가진 인간이라면... 겉은 다 똑같은 인간이지만 속은, 누구도 알 수 없네요. 남을 속일 순 있어도 자신을 속일 수 없다는 말이 있는데, 이제는 그 말도 옛말이 된 것 같아요. 스스로를 속이며 인륜을 저버리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니 말이에요. 인간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이야기였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