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안나이트
니시오 테츠오 지음, 문성호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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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아라비안나이트, 제목만으로도 기대가 됐네요.

어릴 적에 읽었던 동화책 이후에는 <알라딘>, <신밧드의 모험> 등등 영화로 봤던 내용들이 떠오르면서, 환상적인 모험 이야기로는 손꼽는 명작이라고 생각했죠. 근데 단편적인 이야기를 아는 것이지 전체 내용을 다 읽어 본 적은 없더라고요.

니시오 테츠오의 《아라비안나이트》는 단순한 이야기 모음집을 넘어, 아라비안나이트를 낳은 중동 이슬람 세계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책이에요. 저자는 아랍 유목민의 언어문화에 관한 언어 인류학적 연구와 아라비안나이트를 둘러싼 비교문명학적 연구를 해왔고, 이번 책에서는 아라비안나이트의 이야기들과 함께 흥미로운 중세 이슬람 세계의 생생한 생활상과 문화, 역사를 설명해주고 있네요.

가장 널리 알려진 셰에라자드 이야기는 셰에라자드가 왕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들려주는 이야기 속의 이야기라는 액자식 구성을 통해 인간의 다채로운 욕망과 모험을 보여주고 있어요. 아라비안나이트 안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한 사람의 이야기꾼이 말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각 이야기는 서로 관련 없는 각각의 설화가 모인 커다란 이야기 모음집이라고 볼 수 있네요. 18세기 프랑스에서 이 이야기 모음집이 갑자기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이야기로 자리잡았다고 하네요. 이후 어린이용으로 다시 쓰인 책들이 나오면서 아동문학 명작이 되고, 세월이 더 흘러 영화의 소재로서 유명해지게 되었네요. 각 이야기를 소개하고 이슬람 세계관을 비롯한 해설이 더해져서 문화와 역사 공부가 되네요.

"아라비안나이트에는 다양한 여성이 활약한다. 남자 주인공을 제쳐놓고 사실상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가 많다. 남자보다 씩씩한 공주가 있는가 하면, 순애를 바치는 처녀도 있고, 악녀나 간부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여성도 있다. ··· 이슬람 세계의 여성에게는 할렘과 베일이라는 키워드가 따라다니는 경우가 많고, 자유를 속박당하고 생활해왔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개인 재산의 소유 등에 관해서는 같은 시대의 유럽 여성보다도 훨씬 큰 권리가 인정되었지만, 근대 이전의 이슬람권에서 여성들은 억압을 받는 지위를 감수해온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아라비안나이트 전체를 보면 한심한 남자들을 무시하면서, 화려하고 강하게 살아온 여성의 모습이 두드러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45-46p)

저자는 아라비안나이트의 이야기가 서구의 시선으로 재구성된 오리엔탈리즘의 결정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본래 아랍의 구전 설화가 어떻게 변화해왔는가를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런 측면에서 중동 이슬람 세계에 대한 이미지가 표면적인 환상의 테두리 안에 머물러 있었고, 이야기 모음집에서 일정 부분은 특수한 시대 배경의 영향을 받아 창작된 것이라고 설명하네요. 신비롭고 환상적인 이야기 너머에 숨겨진 역사와 문화를 심도 있게 분석하여 학문적 깊이를 더해준 인문교양서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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