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향인 - 세상 밖에서 세상의 중심이 되는 사람들
라미 카민스키 지음, 최지숙 옮김 / 21세기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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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MZ 세대들은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자신을 소개할 때 먼저 MBTI 를 말하더라고요.

세대 차이인 건지,구닥다리 취급을 받을지언정 MBTI 로 나를 소개하지 않는 이유는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무엇보다도 고정된 틀에 끼워맞추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아요. 직접 소통하면서 천천히 알아가기보다는 미리 '이런 사람이다!'라고 정해놓는 것이니까요. 근데 이번엔 좀 달랐어요. '비소속성'이라는 이향인의 특징이 낯설지 않더라고요.

《이향인》은 40년 넘게 정신과 의사로 일해온 라미 카민스키의 책이에요.

이 책은 이향인이 쓴 이향인에 관한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향인의 개념과 특성 그리고 이향인으로 산다는 것의 미덕과 세상에 기여하는 방식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어요.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왜 나는 늘 주변 사람들과 이렇게 다르지?' 라며 궁금해하며 지내면서, 자신이 이상하거나 비정상적으로 보일까 두려워서 멋지고 활달해 보이는 방법을 터득하여 사교적인 외톨이가 되었다고 하네요. 집단을 움직이는 원리나 생리에 평생 공감하지 못한 성향 덕분에 예리한 관찰자가 되었고, 남들이 보지 못하는 시각에서 문제를 풀어내는 창의적인 사고방식의 소유자가 되었으며, 정신과 의사로서도 성공적이고 보람찬 경력을 쌓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하네요. 저자는 자신과 같은 사람들, 기존의 진단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질감을 느끼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성격적 특성들을 관찰하고 연구하여, 공통으로 나타나는 뚜렷한 특성들을 추려낼 수 있었다고 해요.

"현대인의 대부분은 칼 융 Carl Jung이 제시한 외향인(밖을 향하는 사람)과 내향인(안을 향하는 사람) 개념에 친숙하다. 대중심리학의 발달로 이 용어들은 이미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편이다. 하지만 나 같은 사람은 안으로도, 밖으로도 향하지 않는다. 우리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근본 요소는 '남들과 다른 방향'이다. 그렇게 해서 나는 '이향인 otrovert'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스페인어에서는 'otro'는 '다른'을, 'vert'는 방향을 뜻한다. 말 그대로 'otrovert'는 '다른 방향을 향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18p)

공동체 지향적인 우리 사회는 아주 오랫동안 인간은 집단에 속하려는 본능적 욕구를 타고난다는 믿음을 심어왔는데, 실제로 아기들은 자기중심적 인간으로 태어나 공동체적 인간으로 길러진다는 거예요. 아이들은 자신의 충동보다 집단의 필요를 우선시하도록 배우고,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자신이 덜 중요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이해하게 되면서 사회적 조건화를 받아들이며 성장하지만 이향인들은 사회적 기준을 따르지 않는 사람으로 오해와 비난을 받을 수 있어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공동체적 활동에 대한 취향이 다르다고 해서 잘못된 삶의 방식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수많은 이향인들이 종종 오해를 받고, 집단의 잣대로 평가받으며 살고 있는데, 저자는 이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당신도 괜찮다"를 받아들이는 일이 중대한 전환점이라고 이야기하네요. 자기 존재에 아무 잘못이 없다는 깨달음에 이르게 되면, 그 경험은 더 깊은 차원의 해방감을 선사하며, 더 나아가 이향인의 사고방식이 세상을 바꿀 힘을 가지고 있다는 거예요. 부록에 '이향인 테스트'가 있는데, 해보기 전에 미리 답을 알고 있었지만 결과를 보니 확실해졌네요. 이향인이라면 스스로를 이해할 수 있고, 아니더라도 이향인의 사고방식을 적용할 수 있네요. 기존 질서를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고, 언제든지 질문을 던지고 도전하는 것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네요. 트럼프식 집단 사고가 사람들에게 강요하는 것들에 대해 반박하며, 온화하고 친절한 길을 택하는 용기가 절실한 시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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