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그리고 로봇을 사랑하는 사람들 - 소셜 로봇의 시대에 우리는 인간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이브 헤롤드 지음, 김창규 옮김 / 현암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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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혼자 사는 미혼의 연예인이 반려로봇을 자식처럼 대하는 모습을 TV로 처음 봤을 때는 가볍게 생각했네요. 어른들 장난감 같은 느낌이랄까요. 근데 돌봄로봇이 혼자 사는 어르신들에게 보급되면서 노인들의 정서 안정과 인지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뉴스를 보면서 로봇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꼈네요. 단순한 기능 수행을 넘어 인간과 감정적으로 교류하고, 언어나 표정, 제스처를 통해 상호작용하는 로봇, 이른바 소셜 로봇의 등장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이며, 무엇이 바뀌고 있을까요.

《로봇, 그리고 로봇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소셜 로봇의 시대에 우리는 인간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부제가 달린 책이에요.

저자인 이브 헤롤드는 미국의 과학 저술가이자 첨단과학기술이 인간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는 전문가라고 하네요. 줄기세포 연구와 재생 의학, 노화와 장수, 로봇공학과 인공지능, 첨단의학의 생명윤리 등 분야를 넘나들며 다양한 주제에 관해 폭넓게 탐구하며, 항상 변해가는 세상을 헤쳐 나가려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다룬다고 하네요. 이 책에서도 로봇의 능력보닫는 인간과 로봇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어요.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질문 그 자체인 것 같아요. 정답 없는 질문이기에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토대로 각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어요.

인간은 로봇 덕분에 감성 지능이 높아질까?, 로봇은 인간보다 똑똑해질까?, 로봇이 인류를 멸망시킬까?, 사무치게 외로운 당신을 로봇이 구원해줄까?, 앞으로 로봇이 우리 아이를 돌보게 될까, 살인 기계인가 전우인가, 로봇은 인간의 문화를 어떻게 바꿔놓을까?

소셜 로봇, 상호작용이 가능한 로봇이라는 주제는 단순한 로봇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인간에 대한 문제이고, 인간과 로봇의 상호작용이 우리에게 불러일으키는 복잡한 감정의 문제라는 점에서 인간의 심리와 사회적 관계의 변화라는 관점에서 풀어내고 있어요. 로봇에게 이름을 붙이고 감정을 쏟는 인간의 심리에 주목하여 무생물과 관계를 맺으려는 인간의 본능과 사회적 변화를 분석하고 있어요. 로봇이 흉내 내는 감정에 인간은 어떻게 실제 감정으로 반응하는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어떻게 허물어지는지 보여주는데, 이 과정을 이해하는 데에는 긴 설명보다 영화 한 편 보는 것이 더 빠를 수 있어요. 저자가 추천하는 영화는 2013년 영화 <그녀 Her>와 2021년 독일 영화 <아임 유어 맨 I'm Your Man>예요. <아임 유어 맨>에서 고고학자인 알마는 댄 스티븐스가 연기한 톰이라는 로봇을 평가하는 임무를 맡는데, 알마는 톰의 애정을 고집스럽게 거부하며 그가 기계에 지나지 않으므로 진짜 관계를 맺을 수 없다고 주장해요. 알마의 대학 동료 남성도 여성형 로봇을 시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데 그는 사랑에 빠진 커플처럼 행동하면서 이렇게 말해요. "이렇게 행복할 줄은 몰랐어요. 로봇은 우리를 행복하게 해줘요. 행복해지는 게 잘못은 아니잖아요?" (154p)

몇 년 뒤, 개인용 소셜 로봇이 더 많이 등장할 때 로봇과 사랑에 빠진 사람들에겐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우선적으로 고려할 사항은 로봇이 인간 상대에게 지속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살펴봐야 해요. 로봇과 인간의 관계가 확장되면 사회적인 부적응이 발생할 수 있어요. 일례로 아이 돌봄 로봇은 어디까지나 보조적 역할일 뿐, 실제로 아이들에게 좋은 소통 기술을 가르치지 못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어요. 로봇은 아이가 사랑받고 인정받고 존중받는다고 느끼게 할 수는 없어요. 그건 부모의 역할이에요.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부모와 자녀의 안정적인 애착 형성은 기계로 대체할 수 없네요.

충격적인 내용은 군용 로봇의 사용이네요. 최근 미국의 이란 공격에서 AI의 자율 살상권 부여에 대한 논란은 심각한 윤리적 문제를 초래했네요. 드론이 아군에게는 덜 위험하고 적에게는 피해를 입힌다는 사실이 증명되면서, 전쟁에서 드론 사용이 빈번해지고 있어요. 첨단 기술로 아군의 위험이 줄어든다는 측면, 기술이 더 발달한 국가에서 군인 사상자가 훨씬 덜 발생한다는 것에만 초점을 둔다면 인류는 더 불행해질 거예요.

인간과 로봇이 맺는 관계에 대한 저자의 견해와 고민, 결론을 보면서 인간이 가져야 할 주체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네요. 세상이 바뀐다고 해도 변하지 말아야 할 인간다움, 그 본성의 가치를 되새기게 되네요. 우리가 두려워할 것은 로봇이 아니라 인간답지 못한 인간이라는 것, 그러니 위험한 인간을 통제하는 것이 우선 과제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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